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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현대조각 거장 세키네 노부오 개인전

땅 파면 흙 쌓이듯 빈곳만큼 채워진곳이…

'지구와의 대화'

“땅을 파면 흙이 쌓이듯 빈 곳이 있으면 채워진 부분이 있게 마련이죠.” 일본 현대조각의 거장 세키네 노부오가 말하는 자신의 예술철학이다. 실제로 그는 68년 일본 고베의 한 공원에서 땅을 파고 그 옆에 흙을 쌓아 거대한 원통형 구조물을 만든 다음 패인 부분과 솟은 부분 전체를 아울러 ‘위상-대지’라 명명했다. 이 작품은 존재의 의미와 관계성에 대한 고찰과 함께 ‘모노파(物派)’ 운동의 시발점이 됐고, 70년대까지 일본 미술계는 물론 세계 현대미술에 큰 궤적을 남겼다. 한국 작가 이우환이 모노파의 철학적 토대를 마련했고 두 거장은 지금까지 예술적 동지애와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세키네 노부오의 첫 국내 개인전이 이태원 표갤러리에서 13일까지 열린다. 24K 금종이를 여러 겹 포개 못으로 긁고 찢어 만든 금박 회화에는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는데 파낸 부분은 동일한 화폭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해, 작가의 철학을 웅변한다. 당연한 이치를 존중하며 자연과 예술을 분리하지 않고 소통을 지향하기에 그의 조각은 구리로 된 가공물이지만 마치 바위나 바람처럼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어온 자연물 같다는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노부오의 대지 예술은 환경조각으로 연결됐으며 국내에도 서울 신라호텔의 분수조각, 부산 아시아드 조각광장의 조형물 등이 소개됐다. (02)543-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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