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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상반기 가장 '핫(hot)'했던 부동산 상품은 무엇이었을까. 297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청약시장 부활을 이끌었던 청라지구나 2억~3억원씩 집값이 뛰어 오른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떠올렸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대답이다. 이들 지역에 시중 유동자금이 몰린 것은 맞지만 이들 두 곳 모두 아직 투자금을 회수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청라지구는 내년이나 되어야 전매제한이 풀리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거래를 할 수 없는 형편이고 강남 재건축은 전고점을 회복한 후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양도세도 부담이다. 이런 까닭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짭짤했던 투자처로 서울 재개발 아파트의 일반분양권을 꼽는다. 단기간에 100%를 웃도는 투자수익률을 올린 곳이 많기 때문이다. 계약 직후 전매가 가능한 곳이 많아 투자금을 걷어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지난달 분양한 동작구 흑석뉴타운5구역 '동부센트레빌' 111㎡형은 평균 계약금이 6,900만원 선이었지만 고층 물건에는 7,000만~8,0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중구 신당6구역도 사정은 비슷해 '래미안신당2차' 107㎡형은 계약금(4,500만원)에 육박하는 웃돈(3,000만~4,000만원)이 붙었다. 하반기에도 재개발 일반분양 시장은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흑석ㆍ왕십리뉴타운과 성동구 금호동 등 유망지역 물량이 공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반기 분양성공에 고무된 각 건설사와 재개발조합이 분양가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같은 재개발 예정지라도 구역별로 입지 조건이 달라 옥석을 가려 청약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자신의 청약가점을 고려한 '맞춤전략'을 짠다면 성공 투자의 길이 열려있다. 』 흑석4·6, 왕십리1, 가재울3구역 등 "눈에 띄네"
재개발 일반분양 하반기도 뜨거운 관심
서울 23개 사업장서 6,628가구 공급
교통여건등 좋아 수천만원 웃돈 기대
분양가 상반기보다 오를 가능성
주변 시세등 고려 청약전략 수립해야 서울 재개발 일반분양권이 ‘로또’로 불리울 정도로 몸값이 상승하면서 하반기 분양을 앞둔 재개발 구역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에서는 총 23개 재개발사업장 3만2,418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중 일반분양은 6,628가구다. ◇알짜 분양물량 ‘눈에 띄네’=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지난 7월 첫 분양에서 최고 경쟁률 110대1을 기록한 흑석뉴타운이다. 이곳에서는 재개발로 진행되는 흑석4ㆍ6구역이 각각 오는 12월과 11월 중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이 시공을 맡았으며 81~148㎡형 364가구가 일반 공급된다. 흑석뉴타운은 한강이 인접하고 지하철9호선이 개통돼 그 후광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다만 아직 중ㆍ고등학교 시설이 부족하고 사업지 전체가 언덕에 위치해 도보 왕래가 불편한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또 분양을 앞둔 흑석4ㆍ6구역의 입지 조건은 7월에 분양한 흑석5구역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대체적 평이다. 두 곳 모두 대로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경사지에 위치해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흑석동 H공인 관계자는 “시공사나 조합에서 선전하는 것과는 달리 흑석1ㆍ2ㆍ7구역을 제외하면 한강 조망이 어려울 수 있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흑석5구역 ‘동부센트레빌’ 111㎡형은 7,000만~8,0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어있지만 ‘떴다방’들이 전매 물량을 입도 선매하면서 거래 가능한 물건은 찾아보기 어렵다. 성동구 왕십리뉴타운1구역 역시 블루칩으로 꼽힌다. 59~148㎡형 총 1,369가구 중 600가구가 10월 중 일반에 분양될 계획이다. 대림산업ㆍGS건설ㆍ삼성물산ㆍ현대산업개발 등 4개 회사가 시공을 맡았다. 왕십리뉴타운은 33만7,200㎡의 부지 위에 조성되며 서울 중심권에 위치해 교통 여건이 편리한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1구역의 경우 지하철2호선 상왕십리역이 300m 가량 떨어져 있고 왕십리~선릉 간 복선전철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또 북쪽으로 청계천이 지나 주거환경이 쾌적한 편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교육시설이 부족한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1구역에서 112㎡형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입주권은 권리가액 대비 1억5,000만~2억원 가량 웃돈이 붙은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인근 Y공인 관계자는 “일반분양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합원 입주권을 구입하려는 수요자가 크게 늘었다”며 “일반분양이 성공하면 꽤 짭짤한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은 오는 10월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재울뉴타운 3구역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면적 84~153㎡ 총 3,304가구 중 70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가재울뉴타운은 지하철6호선 수색역과 증산역이 가깝고 상암동ㆍ수색뉴타운과 더불어 서울 서북권역 중심 개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또 마포구 아현뉴타운 3구역 역시 오는 12월 분양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시공하며 105~294㎡형 3,063가구 중 13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분양가 오를 가능성 높아=하반기 공급되는 재개발 아파트들의 일반분양가는 상반기보다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아파트들이 줄줄이 청약에 성공한데다 수천만원대의 프리미엄까지 형성되면서 각 시공사와 조합들이 분양가를 높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흑석뉴타운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시공사의 관계자는 “7월 첫 분양 때보다는 분양가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저렴한 분양가를 책정해서는 조합원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강북권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한 재개발 조합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관리처분을 다시 해서라도 일반 분양가를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조합원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며 “3.3㎡당 분양가를 200만~300만원 가량 올리는 방안을 두고 시공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웃돈이 수천만원씩 붙는 상황이라 분양가를 올려도 성공적 청약 접수가 가능하리라는 계산이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투자자가 설령 청약에 성공하더라도 웃돈을 붙여 단기에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기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재개발 아파트가 인기를 끈 이유는 분양가가 저렴해 시세 차익을 노린 수요자가 많았기 때문”이라며 “분양가를 올릴 경우 청약 열기가 단 번에 식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언 대표는 또 “수요자들은 분양가와 주변부 시세를 고려해 청약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약가점 양극화 할 듯=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개발 일반분양 아파트들의 청약가점이 지역ㆍ면적별로 양극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분양가 인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상반기와 같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청약 열풍이 불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우선 가장 대어로 평가 받는 흑석뉴타운4ㆍ6구역의 경우 청약가점이 60점은 돼야 안정적으로 당첨권에 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이 지역은 7월 첫 분양 때와 비슷한 60점 수준에서 당첨 가능한 청약 가점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이라 청약 가점이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왕십리뉴타운1구역 역시 수요자가 몰릴 것으로 관측되며 60점 선에서 당첨자가 나올 것으로 관측됐다. 아현ㆍ가재울뉴타운은 평균 40~50점에서 가점이 정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이 곳은 입지는 좋으나 비교적 비싼 가격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이는 분양가가 문제”라며 “이렇게 될 경우 수요자들이 공격적으로 청약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면적 별로는 대형보다 중소형 주택의 가점이 더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실수요나 투자 측면에서 중소형이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실장은 “올해 서울 분양 물량의 가점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작은 아파트의 점수가 더 높았다”며 “하반기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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