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시론] 붕괴 직면한 지방 아파트시장
입력2007-08-15 16:41:15
수정
2007.08.15 16:41:15
서브프라임론 부실 확대 여파로 인한 신용위험의 증가가 미국 내 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으로 파급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서브프라임론 부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브프라임론 증권화 상품에 투자한 일본과 유럽 금융기관의 손실도 확대됨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유동성 장세가 종말을 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까지도 대두되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투기로 인한 부실 문제가 미국의 서브프라임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부동산투기는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가격폭등과 전국적인 아파트 공급과잉을 초래했다. 특히 지방의 경우에는 이미 심각한 아파트 공급과잉으로 조만간 부실이 표면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시차는 있을지언정 한국경제 역시 미국의 서브프라임론 사태와 마찬가지로 이 투기의 심각한 후유증을 결코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아파트 투기는 2001년부터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다. 우리 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수도권의 경우 200만호 주택건설사업의 막바지인 95년에는 아파트 잠재 수요량이 161만호인데 비해 실제 총공급량은 167만호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상태에 도달해 200만호 주택건설 사업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97년 IMF사태 직후부터 2000년까지 3년 동안에 수도권의 아파트 잠재수요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IMF사태의 충격으로 실제 공급량은 크게 줄어 아파트의 잠재적 공급부족 압력이 물밑에서 크게 높아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런 가운데 2001년부터 저금리기조의 정착과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투기가 본격화돼 투기적 가수요가 급증했다. 그 결과 2000년 수도권의 아파트 잠재적 공급 부족은 약 41만호로 최고에 달했으나 신규공급 증가로 빠르게 해소되면서 2006년에는 7만3,000호까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비해 지방의 경우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지방은 이미 95년부터 아파트 공급량이 잠재 수요량을 크게 초과해 공급과잉 압력이 매우 높은 상태에 있었다. 지방의 아파트 잠재적 공급과잉은 95년 75만호에 달해 최고수준을 기록했으나 IMF사태 후 공급 감소와 아파트 수요 증가로 인해 2000년에는 15만5,000호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2003년부터 참여정부의 지역개발 정책으로 지방의 아파트투기가 가속화되면서 공급이 크게 증가해 2006년에는 지방의 아파트 잠재적 공급과잉이 무려 66만호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지방의 아파트 잠재적 공급과잉 급증으로 잠재부실 규모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지방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 증가는 말할 것도 없고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떠안고 아파트를 구입한 가구들도 아파트 가격급락 위험과 금리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 위험에 직면해 있다. 지방의 아파트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할 경우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론 사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경제적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평균 분양가를 1억원으로 잡더라도 지방 아파트의 잠재적 공급과잉분 66만호의 부실규모는 66조원에 달한다. 또 주택담보비율을 50%로 가정할 경우 지방의 공급과잉 아파트 66만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3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론을 말하자. 미국의 서브프라임론 사태로 인한 주가 폭락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의 지방 아파트시장도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 비록 수도권은 아파트 공급과잉 압력이 거의 해소된 상태라고 하지만 투기적 가수요와 다주택보유 등을 감안하면 수도권도 실제로는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방의 아파트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수도권이라고 온전할 리가 없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