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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이어지는 '경기민요 사랑'

무형문화재 준보유자 김금숙 명창 소리 잇는 딸 송은주·손녀 정유리씨


“새벽서리 찬바람에 울고가는 저 기럭아/ 삼월춘풍 호시절에 연자는 날아들고/ 노세 노세 젊어 놀아 늙어지면 못노나니/ 이팔청춘 소년들아 백발보고 반절마라/ 간다 간다 나는 간다 정을 두고 나는 간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준보유자인 경기민요 명창 김금숙(59ㆍ사진 가운데)씨는 17일 “평소 즐겨 부르는 ‘이별가’와 함께 한 세월이 50년이 됐다”고 소개한 후 장구를 잡았다. 딸 송은주(38ㆍ오른쪽)씨가 손바닥 장단을 맞추자 9살 초등학생 손녀 정유리(왼쪽) 양도 앳된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다. 민요소리꾼으로는 최초로 12작가 완창발표회를 열고 음반까지 냈던 김금숙 명창의 가정은 삼대가 국악 인생을 살고 있다. 어머니의 길을 물려받은 딸과 또 그 어머니를 따라 저절로 민요 구절을 흥얼거리게 된 손녀. 현재 국내에 삼대가 국악계를 잇고 있는 가정은 김 명창이 처음이다. 이러한 김 명창이 올해로 소리인생 50년을 맞았다. 최근에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김금숙 소릿길 50’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 명창은 소리인생 50년을 되돌아보며 “소리가 좋아 시작한 50년은 너무나 짧고 행복한 시간들의 연속이었다”고 고백했다. 국악계에서는 김 명창의 소리인생 50년에 대한 의미를 크게 두고 있다. 김 명창의 지난 50년은 해방이후 경기민요의 역사와 함께 하고 민요의 대중화를 이루는데 큰 공을 이룬 장본인이 김 명창이기 때문이다. 김 명창은 경기민요가 틀이 잡히는 시점에서 소리에 입문해 전승과 보급을 담당했던 대표적인 소리꾼이다. 그녀의 50년 소리인생은 경기민요의 위상강화와 대중화를 이루는데 바쳐졌다. 어머니 덕에 자연스레 소리를 접한 딸 송 명창 역시 요즘 민요의 부활을 위해 민요계의 외연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는 국악계에서도 거의 잊혀졌던 ‘평양가’를 연희 방식으로 복원시켜 찬사를 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올해 젊은 예술가 상을 수상했으며 ‘국악보급진흥회’가 주최한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명창은 “경기민요는 흥겹고 맑고 깨끗하고 깔끔한 멋이 특징이면서도 애절하고 청승맞고 때론 한없이 처량한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소리”라며 “‘흥’과 ‘한’을 모두 가진 소리가 ‘신명’으로 승화하는 그 아름다움을 경험했기 때문에 내 인생 중 대부분을 경기민요를 알리는데 쏟게 됐다”고 말했다. 송 명창은 “어릴 땐 소리는 ‘기생이나 하는 거다’라는 편견 때문에 어머니를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내심 부끄러워 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경기민요를 지키고 가꿔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명창은 “아직까지 스승 이은주 명창에 비교하면 너무나 부족함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민요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한편, 이은주 스승과 같은 청학과 같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 노력해 소리인생 70년, 80년을 계속 잇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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