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를 비롯한 일본 반도체 3사는 32나노 반도체 공정기술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5월 삼성전자가 IMB 등과 공동으로 32나노 공정 개발을 추진, 차세대 시스템 LSI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한 맞대응책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도시바ㆍ후지쓰ㆍNEC 등 일본 반도체 3사가 공동으로 평면 TV와 디지털 가전에 사용되는 32나노미터 시스템 LSI 반도체 기술을 공동개발한다”고 보도했다. 일본 반도체 3사는 합작사를 세워 가을부터 기술개발에 들어가 오는 201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합작법인의 최대주주는 도시바가 되지만 도시바 지분이 과반수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이들 반도체 3사가 저전력으로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휴대폰ㆍPCㆍ디지털가전 등에 탑재되는 제품 개발에 협력할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1,000억~2,000억엔으로 예상되는 개발비용의 분담 방안이나 합작사의 지분 비율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도시바는 앞서 NECㆍ소니 등 자국 업체들과 함께 45나노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신문은 세계 4위의 도시바가 독자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지만 NEC(11위), 후지쓰(27위) 등과 팀을 이루면 지난해 매출액이 세계 2위인 삼성전자와 덩치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세계 5위 반도체업체인 ST마이크로는 IBM과 공동으로 32나노 및 22나노 공정개발에 나선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양사는 CMOS 공정기술 개발과 설계ㆍ연구 등을 통해 고부가 제품 개발에 손을 잡을 계획이다. IBM은 5월 삼성전자, 인피니온(독일), 프리스케일(미국), 차터드세미컨덕터(싱가프로) 등과 함께 32나노 로직공정을 2010년까지 개발하기로 제휴를 맺었다. 삼성전자는 IBM과 제휴를 통해 차세대 시스템LSI 로직기술 표준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삼성전자는 32나노 로직기술을 기반으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지털TV용 SoC와 주문형반도체(ASIC)에 적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내놓을 제품들은 도시바연합의 제품과 동일해 치열한 시장경쟁이 예상된다. 김영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세대 공정 개발의 연구개발비를 분담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차원에서 반도체업체들간의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당장의 원가경쟁력보다는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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