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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업,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

내일이면 설이다. 설레이는 마음도 잠깐 우연한 기회에 IMF 10년간의 창업 흐름을 정리해보게 됐다. 늘 일상으로 접하는 게 창업 현실이지만 10년을 두고 보니 새삼스럽게 느끼는 게 많았다. 지난 1998년~2000년, 2001년~2003년, 2004년~2006년까지, 그리고 2007년 이후. 대략적으로 이렇게 3년을 주기로 크게 창업을 주도하는 업종과 트랜드가 바뀌어왔다. 2000년까지는 주로 생계형 업종의 창업이 봇물을 이뤘고 2003년까지는 업그레이드 PC방처럼 투자비가 2억~3억원대 선인 업종의 창업이 많았다. 2003년 음식업 종사자들의 솥뚜껑 시위를 계기로 창업 시장 양극화는 점점 심해졌고 2004년 이후 생계형 저가 창업과 업그레이드형 창업이 시장을 양분했다. 지난 10년을 정리하면서 보통 3년주기로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이 등장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다음에 든 생각은 그 많던 유망업종이 다 어디로 갔는가라는 물음이었다. 소형 참치횟집부터 고구마맛탕 테이크아웃점, 와인삼겹살에 국배달 전문점 등.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라져간 유망업종과 함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자영업자들은 또 얼마나 많았을 것인가. 모두들 희망에 부풀어 창업을 했겠지만 창업 후 2~3년 반짝 장사를 한다는 것은 거의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과 같다. 투자규모나 평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투자비를 제대로 회수하자면 적어도 5년에서 6년 이상은 영업을 지속해야 수익을 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푼 꿈을 안고 창업 시장에 나섰다가 기대와 달라 실망하는 자영업자들이 적지 않다. 업종의 부침이 심하고 경쟁력없는 브랜드들이 빨리 사라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영업의 수익 계산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보통 임대료, 인건비, 기타 광열비 등을 빼고 나머지를 모두 수익으로 잡고 매출을 예상하는데 실제로는 소소하게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 또 프랜차이즈 본사나 창업 컨설턴트들조차 영업이 좋은 달의 월매출을 말해 실제로는 사계절이 뚜렷하고 월마다 다양한 요인 으로 기대치보다 매출이 빠지는 달이 많다. 또 대개 감가 상각비나 함께 사업에 참여하는 가족의 인건비는 고려하지 않고 손익예상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힘들어도 의욕을 잃기 십상이다. 장사가 안돼서 사업을 포기하기도 하지만 기대보다 수익이 낮다 보니 실망한 탓에 지레 사업을 접거나 양도 양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이다.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는 앞으로 눈앞의 수익이나 매출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으로 창업에 임할 필요가 있다. 성공전략보다는 장수전략을 짜는 편이 더 알찬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휴가철이라서 매출이 빠지고 원자재값이 올라서 곤혹스럽고 종업원이 갑자기 그만둬서 힘이 빠지고… 사업을 하다 보면 힘이 솟는 경우보다 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 장기적인 계획이나 안목이 없다면 열중 일곱은 사업을 포기하게 돼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명이 4.1년이라는 말도 나오고 유행업종으로 한 업태 전체가 한꺼번에 붐을 이뤘다가 금새 사라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업종을 선택, 투자를 하고 점포를 경영하겠다고 각오를 한다면 크고 작은 어려움을 버텨내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아울러 창업 시장에 역량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편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어려움을 버텨내고 역량을 키운 창업자라면 구멍가게 재벌이라는 주변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을 성장기회도 더 많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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