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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개막(한국시간 6월13일)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개막만을 기다리는 축구 팬들에게는 긴 시간이겠지만 이들이 느끼기에는 그 반대가 아닐까.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인 '노장'들이다. 다가오는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불세출의 베테랑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클로제, 호나우두 넘어 전설로?=독일의 '헤딩머신'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는 월드컵 본선 통산 14골을 넣었다. 은퇴한 호나우두(15골·브라질)에 이은 역대 2위. 네 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인 브라질 대회에서 1골만 추가해도 공동 1위, 2골이면 단독으로 새 역사를 쓴다. 클로제는 일단 독일 대표팀의 예비 엔트리 30명에는 들었다. 최종 명단 23명 발표는 다음달 4일이다.
◇한풀이 나서는 드로그바·리베리='신이라 불린 사나이' 디디에 드로그바(36)와 분데스리가 간판 미드필더 프랑크 리베리(31·바이에른 뮌헨)는 브라질 월드컵이 한풀이 무대다. 드로그바는 2006년 독일 대회와 2010 남아공 대회에서 2회 연속 골을 터뜨렸지만 번번이 16강을 밟지 못했다. 코트디부아르가 두 번 모두 '죽음의 조'에 든 탓이었다. 첼시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터키 갈라타사라이에서 뛴 드로그바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 이탈리아리그에서 3년 연속 우승한 유벤투스로의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미드필더 야야 투레(맨체스터 시티)의 기량이 최고조인 데다 이번에는 조 편성(콜롬비아·그리스·일본)도 비교적 수월해 16강 이상도 노려볼 만하다.
리베리도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다. 목표는 우승"이라고 밝혔다. 2012~2013시즌 뮌헨의 5관왕을 이끌고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게 밀려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놓친 터라 월드컵에 나서는 각오가 남다르다.
◇제라드·램퍼드 VS 포를란=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와 프랭크 램퍼드(36·첼시)는 잉글랜드의 주장과 부주장으로 마지막 월드컵을 맞는다. 종가 잉글랜드는 월드컵 때마다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왔다. 1966년 홈에서 우승 뒤 최고 성적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 4강. 이번에도 이탈리아·우루과이·코스타리카가 있는 죽음의 D조에 들어가 조별리그 통과부터가 만만치 않다. 어린 선수들이 대거 발탁된 대표팀에서 제라드와 램퍼드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우루과이의 '살아 있는 전설' 디에고 포를란(35·세레소 오사카)도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이 크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5골 1도움으로 우루과이를 4강으로 이끌며 골든볼(MVP)을 수상한 그는 잉글랜드리그 득점왕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와 또 한번의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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