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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신용경색 조짐] 벼랑끝 내몰린 그리스… 유럽 은행들 '태풍의 눈'으로

지멘스, 佛은행서 자금 인출등 불신감 증폭 <br>伊 신용등급 하향도 자본 건전성에 직접 영향 <br>그리스-IMF·ECB·EU 실사단 협상 결과 촉각


그리스가 결국 디폴트(채무 불이행)라는 벼랑 끝에 내몰리면서 유럽 은행들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프랑스 등 유럽 은행들은 그리스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탈리아마저 신용등급이 떨어져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 고객들의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은행들이 유로존 위기의 매개체이자 위기를 확산시키는 기폭제 구실을 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 은행에 대한 불신감 커져=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멘스가 프랑스 은행에서 자금을 인출한 것에 대해 "해당 은행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멘스가 해당 은행을 밝히지 않았지만 '믿지 못할'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보다는 안전한 대피처인 ECB에 자금을 대피하겠다는 의미다. FT는 "지멘스의 이번 조치가 유럽 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유로존 재정적자가 점점 심해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가에서는 지멘스가 유로존 은행에 등을 돌린 것에 대해 역내 금융권마저 믿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20일 이뤄질 그리스와 국제통화기금(IMF)ㆍ유럽중앙은행ㆍ유럽연합 등 트로이카 실사단의 협상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스가 어느 정도의 긴축안을 내놓고 유럽권에 대한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느냐에 따라 유럽 은행들의 운명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치솟는 조달비용에 신용경색 확산=ECB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과 공조해 유로존 은행들에 단기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유럽은행들은 여전히 높은 금리를 주고 돈을 빌려오고 있다. 지난 19일 런던 자금시장에서 단기조달금리인 3개월 만기 달러 리보(Liborㆍ런던 은행 간 금리)가 0.3525%를 기록하며 지난주 0.35133%보다 올랐다. 이는 최근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 은행들이 유로를 달러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00%포인트를 넘고 있다. 유럽 은행들이 달러 자금뿐 아니라 일반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유로 달러 선물가격도 하락해 은행들이 유로존 내에서 달러예금에 대해 지급해야 할 예정금리가 더 높아졌다. 이는 앞으로 달러 조달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런던 슈나이더외환의 시장분석 책임자 스티븐 갈로는 "미국 머니마켓펀드(MMF)는 유럽 은행들에 대한 재투자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비싼 자금을 주더라도 단기 달러자금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스페인이 지난 8월에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699억2,000만유로의 대출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에 앞서 7월에는 520억5,000만유로를 대출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인이 ECB로부터 대규모 차입을 결정한 것은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 길이 막히면서 은행 간 대출도 사실상 막혀 신용경색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이와캐피털마켓의 크리스 스키클루나 경제리서치 부대표는 "궁극적으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응할 더 포괄적인 방안이 나올 때까지는 유럽 은행들의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자본확충 서둘러야=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이날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도 악재를 더했다. 정치권이 혼란한데다 재정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락한 게 이유였다. 성장률이 낮아진다면 소득부진에 따른 세수증대가 어려워 재정적자 축소도 그만큼 어려워진다. 부채위기를 더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탈리아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은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유럽계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미 지난주 초 무디스가 프랑스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과 크레디아그리콜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도 이 같은 우려감이 높아서다. 일부에서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도이체방크와 같은 독일 은행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한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웨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은행들이 단지 크다는 이유로, 유로존의 가장 크고 안정적인 경제권에서 활동한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독일 은행들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냐"며 반문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지 역시 독일의 경제연구기관인 DIW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독일 은행들은 앞으로 약 1,700억달러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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