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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국 경제발전 DNA 17세기 광저우서 만들어졌다

■ 제국의 상점 / 리궈룽 지음, 소나무 펴냄<br>300여년전 광둥지역에서 서양인들과의 교류가 기원<br>'1834년 세계최고 부자는 중국인'등 새로운 정보 가득



중국이 세계무대로 급속히 복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차이나펀드 가입 열풍이 불기도 했다. 역사적 지정학 등 여러모로 중국은 우리나라에 특별히 중요한 나라다. 청나라 상인을 통해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우선, 이 책은 현대중국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17세기 서양과 중국의 상인들 간의 각축, 이들의 중매역을 자임했던 매판의 역할, 그리고 애국 매판지도자의 계몽 운동에서 중국 현대의 형성을 읽는 단초를 찾아냈다. 그 연장선상에서 17세기 이후 청나라의 흥망성쇠를 '광저우(廣州) 13행의 부침'을 통해서 이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광저우 13행은 청나라가 서양과 교역을 허가한 13개의 상점을 말한다. 이 책은 역사서를 넘어 현재 중국의 발전을 과거의 연장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역사 발전의 반복성으로 1978년부터 시작된 중국경제의 고도발전은 홍콩 인근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는데, 그 근원은 17세기의 광둥지역의 교류를 반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하이의 경제수도 지위 복귀도 19세기의 영화가 재연된 결과라는 것. 또 중국의 점진주의로 대외교류를 허용하면서도 북경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광저우가 교역의 주무대를 차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여기서 멈칫하면 다시 언제 열었느냐는 식으로 문호를 막을 수 있다는 여지가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도자의 역량과 개성이 얼마나 나라 발전에 중요한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개방은 국가 발전의 도약에 필수적으로, 이것이 강희제라는 걸출한 지도자의 예지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300년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그 뒤를 이어 옹정ㆍ건륭 등으로 이어지면서 세 황제가 공통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기에 서양과의 교류를 지속해 청의 전성기를 이뤄낸 것이다. 문화적인 창조성이란 모방에서 시작됐다는 메시지도 다시 확인한다. 새로운 문화를 만나면 호기심으로 일단 모방하다가 이것을 변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중국식 유화, 짝퉁영어(소위 Pidgin English), 그리고 중국의 기기묘묘한 건축 등이 서양의 모방을 거친 중국의 새로운 창조품이라고 설명한다. 지금까지 소개되지 않은 중국 교역에 대한 사실도 흥미롭다. 사례를 보자. 이름도 잘 모르는 광둥성(廣東省)의 포산(佛山) 지역이 18세기 대유럽 비단교역으로 가장 왕성했던 생산지였다. 미국의 차이나 러시가 이미 18세기에도 있었기에 아직도 미국의 지명으로 캔톤(CANTONㆍ광둥)이 23개 주에서나 쓰이고, 철도재벌 포브스 그룹의 기원이 광둥성에 있었다. 이 외에도 1834년 당시 세계 최대갑부가 중국인이었다든지, 미국 독립의 발단인 보스턴차 사건의 차가 중국차였다든지, 강희제와 루이 14세간의 적극적인 교류에 의해서 양국의 정원 및 건축문화를 화려하게 했다든지 등이다. 또한 중국산 찻값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쌌다는 것 등 새로운 정보가 가득하다. 종합적으로 이책은 현재 중국발전의 주요한 DNA가 이미 17세기 광저우 시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 이는 중국상인의 자생력, 상품의 경쟁력, 그리고 시장의 유연성에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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