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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8월 13일] 고유함의 가치

최영은(서울화랑 큐레이터)

곳곳에서 문화 축제, 문화 공간 조성이 한창이다. 오는 22일에는 ‘서울 문화의 밤’ 행사로 야간문화시설 개방, 거리공연 개최 등 문화 축제가 펼쳐진다. 또한 서울시는 중랑구 일대를 동북권 르네상스 중심도시로 육성하기로 결정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문화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등 예술ㆍ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은 점차 많아질 것 같다. 이는 문화가 질 높은 삶의 동인이 돼줄 뿐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ㆍ정치적ㆍ사회적 부로 이어지는 시대라는 것을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가 가져다주는 풍요는 문화의 본질적 속성인 ‘대체될 수 없는 독창성’과 ‘고유성’이 핵심이 돼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난 20세기 독일의 사상가인 윌터 베냐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이라는 논문에서 예술작품의 고유성ㆍ유일성의 가치를 말하는 ‘아우라’라는 개념을 등장시켰다. 근대사회의 체제와 사상은 대상을 일반화시키고 추상화하는 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그 시대에 우리는 과학의 비약적 발전을 얻는 대신 ‘대상의 고유성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다. 어떤 휴대폰에 고유한 가치를 두고 그것을 간직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것은 새로운 것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그 전의 것은 잊혀지는 시대다. 대상의 고유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대상이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얘기다. 꼭 그것일 필요가 없고 그 기능만 가지면 된다는 뜻이 된다. 이는 현대인들의 행태에 젖어 들어 주변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도 대상을 객관화시키기 쉽다. 영혼을 가진, 고유성을 가진 대상이 그 고유성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때 그 존재가치는 허망해져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현대인들을 불안과 소외로 끌고 가기 쉽다. 문화공간이 많이 생겨난다는 것은 사람들이 영혼의 고유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이 공간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휴식처가 되기 위해서 각 지역과 문화의 고유성을 고려하고 문화가 가지는 ‘대체될 수 없는 가치‘를 토대로 기획ㆍ운영돼야 할 것이다. 고유성이란 대상에 내재된 영혼의 심상이다. 이는 영원하고 본질적인 음악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속에서 진실과 자유와 평화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고유함에 대한 가치를 느낄 수 있고 그에 적절한 값을 매길 때 인간의 영혼도 본질과 자유에 더 근접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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