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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대 퍼블릭 코스 탐방]10위, 선선한 여름 따뜻한 겨울 '아크로'



[서울경제 골프매거진]국내 최초로 선정한 '한국 10대 퍼블릭 코스'가 마침내 그 면모를 드러냈다. 영광을 차지한 10대 퍼블릭 코스를 순위별로 살펴보자. 회원제의 화려한 변신 2003년에 개장한 아크로는 지난해 큰 변화를 겪었다. 9월에 골프장 주인을 새로 맞았고, 내친김에 그동안 회원제로 운영되던 방식에서 대중제로 과감히 전환했다. 최문석 관리이사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국내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었습니다. 퍼블릭으로 전환하면서 500여명에 달하던 회원들의 입회금을 모두 돌려줬지요. '골프장 경쟁시대'로 접어들면서 가격과 서비스 등의 경쟁력을 높이고 호남 최고의 명문 클럽으로 재탄생하고자 고심끝에 내린 결정이었지만 숱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오해도 많았고 협박도 받아야 했습니다. 온갖 어려움을 딛고 마침내 아크로가 대중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정말 잘한 선택이었지요." 그와 함께 코스를 돌아봤다. 아크로는 27홀을 갖추고 있다. 모두 대중제이지만 자체적으로 챌린지, 스카이, 퍼블릭 코스로 부른다. 코스가 자리한 지역은 인간이 살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해발 300~400m의 '장수밸트 라인'이라고 최 이사는 자랑한다. 안개가 끼는 280m 지역보다 높기 때문에 안개 없이 상쾌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고도 했다. 그리스어로 '높은 곳'을 의미하는 'Acro(아크로)'에서 클럽 이름을 따온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챌린지는 한눈에 보아도 만만치 않는 코스였다. "도전적인 느낌을 주는 남성적인 코스입니다. 공격과 수비의 확실한 전략이 필요한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어요. 400m가 넘는 파4 4개 홀이 승부의 관건입니다. 티 박스에 따라 다르지만 보기를 범해도 그리 나쁘지 않는 스코어에요." 이국적인 조경과 월출산 정경이 바라다보이는 이곳에서 KPGA 지부 대회가 자주 열린다고 한다. 여기에 참가한 프로들도 애를 먹는 홀이 즐비하다고 하니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상상이 간다. 스카이 코스 역시 400m 이상의 파4 4개홀과, 220m가 넘는 파3 2개홀로 구성된다. 다른 홀에 비해 약간 편한 파5 홀이 2개 있다는 게 약간은 위안이란다. 하지만 버디의 유혹 뒤엔 날카로운 가시가 숨어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강화에 주력 코스를 둘러보다 아일랜드 홀을 만났다. 물 위에 조성해 놓은 한반도 지도가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런데, 저기 저건 뭐죠?" "아, 그거요? 독도지요. 일본애들이 하도 말같지 않은 소리를 해서 얼마전에 제가 만들어놨어요. 태극기도 꽂아 뒀지요." 아, 맞다. 그건 독도였다.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독도에 태극기가 당당히 나부끼고 있었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 크고작음이 있을손가. 최 이사의 마음이 문득 정겹게 느껴졌다. 코스를 도는 내내 그의 전화기가 계속 울어댄다. "이번 선정을 축하한다고 화환을 보내겠다는 전화가 많이 오네요. 이래저래 즐겁습니다." 코스를 돌고 클럽하우스로 향했다. 멀리서 보니 깔끔하고도 강한 느낌이 전해진다. 최 이사는 "지붕을 동판으로 시공해 그런 느낌이 들 것"이라며 "얼마전 내부 리모델링을 완료해 한층 더 편리해졌고 세련미도 갖췄다"고 설명한다. 클럽하우스 앞 정원은 3백년 이상 된 노송으로 꾸며 소나무 특유의 향과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는 "새로 심을 귀한 소나무를 봐뒀다. 희소성으로 가치가 높은 '백송'을 식재할 예정"이라며 웃음지었다. 이곳 주변에는 기암괴석이 많기로 유명하다.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 국립공원, 일본에 백제 문화를 전파했던 왕인 박사의 유적지, 그리고 통일신라의 도선국사가 지었다는 천년고찰 도갑사 등 많은 유적들도 있다.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 아크로의 한길수 사장을 만났다. 한 사장은 인근의 승주, 파인힐스를 거친 골프장 전문 CEO. 기자를 보자 대뜸 언성을 높인다. "왜, 우리가 턱걸인가요, 제대로 평가한 것 맞습니까?" "그럼요. 엄정한 과정을 거친 결과라는 거 아시잖습니까?" "그래요? 어허, 이거 더 노력해야겠구만." 그는 미소를 지으며 이번 10대 퍼블릭 코스 선정의 공을 모두 '직원들'에게 돌렸다. "직원들이 다 애쓴 결과지요. 아크로의 하드웨어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하므로 앞으로 소프트웨어를 더욱 강화해 최고가 될 것입니다. 그때 다시 제대로 평가 받겠습니다." "상품이 좋으면 어떤 경쟁도 두렵지 않다."
- 아크로 한길수 대표
한길수 사장은 포항제철에서 근무하다 1988년 승주골프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골프장과 인연을 맺었다. 20년 넘게 일해오며 골프장뿐만 아니라 각 부서도 두루 거쳐 모든 업무를 꿰고 있어 골프장 전문 경영자로 통한다. 그는 10대 퍼블릭 코스 선정에 대해 "열심히 노력한 것을 인정받아 매우 기쁘다. 내장객들도 아크로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선정을 많이 축하해주고 있다."며 "직원들도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며 즐거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정 이유로 우수한 코스 디자인과 관리를 우선 꼽았다. 코스관리만큼은 자신이 직접 챙긴다고 한다. 그는 새벽과 오후 최소한 두 차례 이상은 코스를 점검한다. 사장이 부지런해야 직원들을 이끌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이번 선정을 "모든 구성원들이 땀흘린 결과"로 돌렸다. "우리의 봉급이 고객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말을 자주 하는 그는 친절교육, 특히 캐디교육에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캐디의 얼굴이 밝아야 플레이어들도 즐겁게 라운드를 할 수 있기 때문. 다른 직원들이 질투할 정도로 캐디들을 '친딸'처럼 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란다. 호남대학교에서 골프경영학을 강의하기도 하는 한 사장은 골프장 CEO를 크게 관리형과 경영형으로 구분한다. 영업이익을 높이면서 명문을 지향하는 모순된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진정한 경영마인드를 갖춘 경영형 CEO가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이를 위해 외부고객뿐만 아니라 내부고객의 만족도도 중요하다고 그는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아크로의 하드웨어는 훌륭합니다. 이제 소프트웨어를 강화해 가야 할 때이지요. 코스는 기본이고 서비스를 한층 끌어올려 고객만족에 주력하겠습니다. 그러려면 직원들의 복지향상에도 많은 지원이 뒤따라야겠지요. 상품이 좋으면 어떤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게 저의 믿음입니다." 1년에 서너 차례는 전국의 골프숍과 연습장을 찾아 골프장을 홍보한다는 그에게서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크로의 밝은 미래를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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