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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 행보…국정 '중도실용'에 무게

李대통령 강서구 '포스코 미소금융' 방문<br>일일 창구직원으로 상담 "이자 이렇게 높은줄 몰랐다"<br>재벌계열 금융사 비난 포퓰리즘등 부작용 우려도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 시장에 있는 포스코 미소금융지점 방문을 마친 뒤 시장을 둘러보던 중 수박을 갈라 한 조각 집어들고 있다. /왕태석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강서구 화곡동 까치산 시장에 위치한 '포스코 미소금융 지점'을 찾은 것은 3기 청와대 참모진이 출범한 뒤 첫 현장행보로 강력한 '친서민' 메시지가 담겨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재벌계열 금융회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시장상인의 편에 가까이 선 모습을 몸소 보임으로써 향후 국정의 중심을 서민을 위한 '중도실용'에 둘 것임을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통령의 돌연한 '재벌 때리기'가 친서민의 구호를 위해 기업들의 현실적 상황을 경시해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MB, 일일 창구직원 역할 맡아= 이 대통령은 이날 창구에 앉아 대출을 신청하러 온 한 여성을 맞아 서류까지 들춰보면서 꼼꼼히 상담을 해주는 등 세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승유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옷가게를 운영한다는 정모(42ㆍ여)씨를 상담하던 도중 정 씨의 대출 관련 서류에서 모 캐피탈 회사의 대출 기록을 발견한 뒤 배석자들에게 이자율을 물었고, 이자율이 40~50%라는 답변을 듣고는 "사채(이자)하고 똑같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렇게 높은 이자를 받고 캐피탈이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현장을 제대로 몰랐다는 것과 똑같다"고 자책까지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대기업의 서민들을 위한 사회적 책무도 여러 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을 보면서 "(미소금융이) 대기업이 하는 일중에 작은 일이어서 소홀히 할 수 있다"면서 "대기업들이 애정을 갖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업도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인식만 하면 미소금융이 참 잘 될 것"이라며 "대기업들도 (정부가) 하라고 하니까 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서민 본격화…부작용도 우려= 이날 행사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 이후 이 대통령이 처음 갖는 민생현장 방문으로, 시장상인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 현장방문에 이어 오찬 장소인 칼 국숫집까지 이동하면서 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상인들과 사진을 찍거나 만두와 수박을 사서 맛을 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장까지 200m 거리를 이동하는 데 40분이 걸렸다. 현장에 동행했던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시장상인이나 시장을 방문하셨던 분들이 '건강하시라' '잘 살게 해 주세요' 'TV보다 젊고 잘생기셨습니다''대통령만 믿겠습니다. 잘살게 해 주세요' '소탈하고 털털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며 "심지어는 옆에서 '참 대통령 하시기도 힘들겠다. 옷 깨끗하게 입고 우리 만나러 나오셨는데 내가 부채질 해 드리고 싶은데 옆에 가도 되는 건가'라고 망설이는 사람도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미뤄볼 때 하반기 국정운영의 초점은 친서민 정책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홍상표 홍보수석을 비롯한 수행 참모들에게 "서민을 위한다는 것은 형식에 치우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되게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친서민과 포퓰리즘은 언제나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맞물리는 법. 이날 이 대통령의 재벌 때리기에 대해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이 대통령의 친서민정책에 희생양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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