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협력회의(GCC) 6개국의 해외 순자산 규모가 고유가와 오일 달러를 앞세운 국부펀드의 투자확대에 힘입어 올해 2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GCC 회원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오만 등이다. 워싱턴에 소재한 국제금융연합회(IIF)는 17일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현재 GCC 국가들의 해외 순자산 규모는 1조8,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IIF는 올해도 유가의 고공행진으로 GCC 국가들의 해외자산 규모가 10% 이상 늘어나 GCC 국가의 해외순자산규모가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찰스 달라라 IIF 총재는 “고유가는 GCC 국가들이 국부펀드를 통해 해외자산을 불리는 것을 가능케 했다”며 “앞으로 세계 금융시장에서 GCC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IIF는 GCC 국가들이 고유가와 더불어 급증하고 있는 무역흑자를 통해 해외투자를 빠른 속도로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GCC 국가들의 무역흑자 규모는 지난해 2,150억 달러에서 올해 2,500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GCC 국가들은 국부펀드를 통해 해외자산의 대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GCC 국가들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값이 떨어진 미국 자산을 대거 인수해 ‘오일 달러’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IIF는 GGC 국가들이 국내 인프라 등에 막대한 투자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만큼 2009년까지 8~10%의 경제성장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CC 국가의 지난해 원유 수출은 3,8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천연가스 수출도 260억 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18% 급증했다. GCC 국가들의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9,000억 달러로 지난 2003년의 두 배를 웃돌 전망이다. 지난해말 현재 외채 규모는 2,260억 달러로 추정돼 지난 2003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전체 GDP 대비 28%에 불과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IIF는 지적했다. IIF는 그러나 GCC 국가들이 치솟는 물가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면 경제성장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GCC 국가들의 물가상승률은 2006년에 5.3%로 지난 1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며, 지난해에도 6.7%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물가상승 압력에도 불구, 중앙은행이 이를 통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통화정책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딜레마다. GCC 국가 6곳 중 5곳이 미국 달러화에 자국통화를 연동시키는 페그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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