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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보다 공정한 주식시장을 위해
입력2005-08-23 17:37:05
수정
2005.08.23 17:37:05
이영호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주식시장이 유가급등과 국내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답보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종합주가지수가 하반기 들어 1,000포인트를 넘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더니 머지않아 1,2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의 활황은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이는 곧 경기회복의 신호탄이 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지수상승의 이면에는 줄기세포주ㆍDMB주ㆍ대북전력공급주 등 각종 테마주를 중심으로 과거 벤처투자 붐이 일었던 것처럼 기업가치와 무관한 주식투자가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테마주들의 하루 거래량이 상장주식 수보다 많을 정도로 손바뀜이 빈번하고 단기에 주가가 배 이상 오른 종목이 수십 개에 달한다.
통신발달로 불공정거래 늘어
주가는 항상 오를 수만은 없으며 기업가치에 근거하지 않은 투자는 반드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가치투자가 아닌 단기급등 종목을 따라가는 뇌동매매는 시장의 사소한 충격에도 주가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커다란 손실을 줄 수 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근거 없는 풍문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는 종목에 대해서는 해당 상장법인에 풍문의 진위나 중요 정보가 있는지 여부를 공시하도록 요구함으로써 뇌동매매의 소지를 차단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올 상반기 중 주가가 단기 급등한 종목의 조회공시 답변내용 중 65%의 상장법인이 주가가 급등할 이유가 없다고 공시했다. 또한 조회공시 이후 많은 종목이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 단순한 뇌동매매는 성공보다 실패의 확률이 더 높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통신기술의 발달은 주식시장의 투자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투자모임이 결성돼 불특정 다수인이 동일한 패턴으로 거래하고 각종 불확실한 루머가 인터넷 게시판이나 메신저를 통해 지리적ㆍ시간적 제약 없이 전파된다. 또한 홈트레이딩 시스템에 의한 거래가 보편화돼 거래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 신속하게 주문을 낼 수 있고 가까운 은행에만 가면 여러 증권사에 다수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이러한 투자환경의 변화는 다수계좌 동원, 허수주문 또는 허위정보 유포 등을 동원한 각종 불공정거래행위를 더욱 은밀하고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다.
주식시장은 공정한 룰과 건전한 시장질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시장감시위원회는 다수의 투자자들이 부당하게 손실을 입게 되는 불공정거래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주식거래 현황을 모니터링하해 건전한 시장질서에 반하는 거래가 발견될 경우 즉시 해당 증권사가 예방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시장의 주요 참가자인 증권사를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협력자로 삼아 불공정거래를 증권시장에서 추방하는 데 함께 노력하고 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불공정거래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고도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심도 있는 매매심리를 수행하고 있으며 테마형 불공정거래나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특별심리제도를 운영해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불공정거래 심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외에도 필요할 경우 금융감독원과 공동조사를 실시해 불공정거래 발생 초기에 강력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게 하는 등 증권시장의 건전한 질서를 해치는 거래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
증권사 직원 준법의지 중요
지난 7월 말 시장감시위원회는 금융감독위원회 및 금융감독원과 불공정거래 조사의 효율성 제고 및 투자자 보호에 역점을 둔 조사체계의 혁신 등을 포함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이는 우리 증시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시장감시 및 조사기관들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증시가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감독기관, 그리고 시장감시위원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증권회사 직원들의 철저한 준법의지와 함께 가치투자 등 합리적인 투자원칙을 존중하는 투자자들의 지혜가 우리 증시를 한층 성숙한 시장으로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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