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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에서 문자인식 솔루션 업체 사장으로.’ 송은숙(43) 한국인식기술 사장은 지난 2002년 창업자인 남편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회사가 위기에 몰리자 구원투수로 들어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인식기술은 93년 송 사장의 남편인 고 이인동씨가 종잣돈 2,000만원으로 창업한 회사. 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이던 이씨는 문자인식 솔루션 ‘글눈’을 내세워 한국인식기술을 8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유망 벤처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러나 경영자이자 개발자였던 이씨가 2002년 말 갑작스럽게 사망한 후 후임 대표마저 물의를 일으키자 회사경영이 크게 흔들렸다. 초등학교 교사로 사업의 ‘사’자도 모르던 송 사장은 ‘남편의 분신과도 같은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2003년 5월 경영에 뛰어들었다. ‘누구나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유력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게리 콜린스의 저서 ‘파워 리더’에 나오는 글귀는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신앙’이었다. 40여명의 인력을 14명으로 줄이는 구조조정과 함께 연구소장 영입, 신제품 개발 등 숨가쁜 나날이 이어졌다. 한국인식기술은 지난해 재기의 발판이 된 명함인식 소프트웨어 ‘하이네임(hiname)’ 2.0 버전을 출시할 수 있었다. 명함에 인쇄된 이름ㆍ회사ㆍ부서ㆍ연락처 등 각종 문자를 스캔하면 컴퓨터로 이들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시켜준다. 자동 입력된 정보는 우편ㆍe메일ㆍ문자메시지를 발송하거나 지도검색 등을 하는 데 활용된다. 내방객 관리 기능이 첨가된 기업용을 사용하면 영업부서에서 거래처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하이네임이 히트한 데 힘입어 한국인식기술은 지난해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3.0 버전을 내놓은 올해에는 4배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송 사장은 “제품을 구매하든 않든 명함을 한번 받으면 하이네임을 이용해 컴퓨터에 입력한 뒤 안부 메일을 보내고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 파일로 이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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