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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셀프디스로 홍보역량 높인다

문재인 "카리스마 못보여줘 죄송"… 박지원 "과도한 호남 언급"

손혜원 신임 새정치민주연합 홍보위원장이 취임 이후 첫 작품으로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의원의 '셀프디스(self disrespect·자아비판)' 캠페인을 선보였다. 문 대표는 자신의 카리스마 부족을, 박 의원은 과도한 호남 언급을 문제점으로 밝히며 이를 당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것이다. 정치권은 친노와 호남의 좌장 격인 두 거물이 자신의 단점을 드러내게 한 원동력으로 당으로부터 홍보의 전권을 물려받은 손 위원장의 '대담성'을 꼽았다.

손 위원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이 꼭 무슨 일을 잘못했다기보다 국민이 뭔가 섭섭해하고 모자란다고 느끼는 게 있는데 내려놓는 작업을 하면 좋겠다"며 "당 소속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자신에 대한 반성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셀프디스 캠페인을 공개했다. 셀프디스의 첫 주자로 나선 문 대표의 글에는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30년간 인권 변호사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에 익숙해지다 보니 당 대표가 된 후 사람들이 자신을 답답해한다'는 고백이 담겼다. 박 의원의 반성문에는 '호남, 호남 해서 죄송하다'며 '지금껏 차별 받고 소외 받은 호남을 저라도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라, 나라 하겠다. 국민, 국민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같은 셀프디스 홍보에 문 대표와 박 의원은 포털 검색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위원장의 역량과 항상 비교를 당했던 새정연 홍보 라인의 참신한 변화는 문 대표가 관행을 깨고 손 위원장에게 홍보 전권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손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저는 40여년간 광고업계에서 을(乙)로 살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외부 전문가인 제가 하자는 대로 대표께서 믿어주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표와 박 의원에게 셀프디스 캠페인 내용을 보여주니 서로 '자기 것이 더 좋다'고 만족했다"며 "당의 과거 홍보방식과 지금은 다르다. 저를 믿어주고 계셔서 일할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간 새정연 당직자들 사이에서는 "새누리당은 조 위원장이 하겠다고 하면 바로 실시가 되는데 새정연은 현수막 하나 거는 것도 비전문가인 당 지도부 간 이견으로 유야무야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새정연은 셀프디스 캠페인 1단계로 이종걸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중심으로 매주 2명씩 참여시킨 뒤 당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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