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계속되던 패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강동윤은 좌상귀를 내주고 고작 백70과 72를 두는 것으로 만족했다. 5집끝내기에 불과한 팻감을 쓰다니. "팻감이 없기도 하거니와 이것으로도 충분히 백승이니까요."(윤현석) "원래 10집 정도의 이득만 보면 백승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5집끝내기로 낙착이 됐는데도 백승이라고?"(필자) "팻감을 쓰는 과정에서 백이 5집 이상 이득을 보았거든요."(윤현석) 실전은 303수까지 진행되었으나 여기서는 272수까지만 소개한다. 5집반을 백이 이겼는데 비교적 차이가 많이 벌어진 바둑을 끝까지 계가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이세돌은 시간에 쫓긴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하여 노타임으로 일관하는 시간공격을 감행했는데 이 공격이 스스로를 해치고 말았다. 시종일관 이세돌이 압도한 바둑이었는데 시간공격을 하다가 되치기를 당한 것이었다. 이세돌은 판을 잘 짜놓고도 결정적인 장면에서 이상 감각을 보였다. 하변에서 참고도1처럼 두었으면 흑이 아주 편했을 바둑을 흑5부터 둔 것이 첫번째 이상 감각이었다. 또 참고도2처럼 두었으면 백대마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장면에서 패를 내준 것이 두번째 이상 감각이었다. "검토실의 예측을 번번히 빗나가게 만들었어요. 이세돌이 천재여서 그렇겠지만 컨디션이 비교적 덜 좋은 것 같기도 해요. 이러다 강동윤이 명인까지 먹어 버리는 건 아닐지 모르겠어요."(윤현석) 어찌 되었든 강동윤이 먼저 1승을 거두었다. 재미있게 되었다. 303수끝 백5집반승. (4,10,16,22,28,34,40,46,52,58,66…1의 왼쪽. 7,13,19,25,31,37,43,49,55,61,69…1.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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