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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소상공인과 디자인경영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우리 사회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된 지 꽤 오래됐다. 필자는 디자인진흥원장으로 있던 지난 2006년부터 '디자인이 곧 경쟁력'이라는 말을 늘 입에 달고 살았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인은 외경만을 아름답게 하는 협의의 디자인이 아니다.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하며 사용자 중심의 연구로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를 개선하는 광의의 의미까지를 포함한다.

올 1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출범하며 공단을 이끌어가면서 꼭 이뤄내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 그때마다 필자는 두 가지만큼은 꼭 빼놓지 않았다.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키워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 전통시장을 포함한 소상공인 각각의 특색을 개발해 그에 맞게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디자인경영을 접목하겠다"고 말이다.

요즘은 어느 전통시장을 가더라도 예전처럼 비위생적인 공간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대신 현대화된 아케이드 시설, 정돈된 매대, 체계화된 간판, 대형 마트에나 있을 법한 카트 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적 시설은 사실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는 상인의 복장, 편리한 동선, 시장 구석구석을 안내하는 감각적인 지도, 식감을 자극하는 메뉴판, 스마트폰을 이용한 장보기 및 배달 시스템, 각 점포의 특징이 살아 있는 그래픽 요소까지 전통시장을 스마트하게 만드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의 전통시장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와 같은 맞춤형 디자인경영의 추진은 전통시장이 가져야 할 고유의 정서와 문화는 살리면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이것은 필자가 오랜 기간 동안 디자인과 기술 관련 정책을 펼치며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체득한 디자인경영의 방향이다.

이제 디자인은 사치가 아니라 사회 각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까운 일본은 이미 디자인을 통해 안전 문제를 풀어내는 한편 환경 바꿔 범죄를 포함한 사회적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우리 전통시장도 이제 푸근한 정과 가격 경쟁력에서 한 걸음 더 진화해 상품과 공간의 질을 높이고 그곳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만들어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이것이 디자인경영이 필요한 이유다.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 전통시장의 모습은 10월 마지막 주말 전통시장 최대 축제인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는 10월31일부터 11월2일까지 창원에서 열리는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는 지역별 특색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무장한 124개 명품시장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디자인과 정보통신기술이 융합을 이룬 전통시장의 성공사례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깊어가는 가을 전통시장의 미래를 창원에서 가족과 함께 즐겨보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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