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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월 24일] 17대 국회, FTA 끝내 외면하나

17대 국회가 오늘 끝나는 임시국회와 함께 사실상 막을 내린다. 임기는 오는 29일까지지만 임시국회가 다시 열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17대 국회는 대통령 탄핵바람 속에 탄생한 것을 입증하듯 ‘대립과 갈등’의 국회로 기억될 것 같다. 마지막 임시국회조차도 쇠고기 문제 등의 대립으로 일관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까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후 한달 만에 치러진 총선으로 탄생한 17대 국회는 초선이 62.5%나 되고 진보세력이 원내에 진출하는 등 참신성이 돋보였다. 이 때문에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이것이 오히려 보혁 갈등으로 이어져 실망으로 바뀌었다. 국가보안법 폐지 및 사학법 개정 등 4대 개혁입법을 둘러싸고 극심한 이념대립과 몸싸움을 거듭 했고 결국 한미 FTA 비준조차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과반의석을 확보하고도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헤쳐 모여를 거듭해 정치불안의 한 원인이 됐다. ‘386 정치인’의 오만과 독선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했다. 야당인 한나라당도 부패정당 이미지에다 융통성 없는 보수의 탈을 뒤집어쓰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30일에는 18대 국회가 개원되지만 여야당 모두 이 같은 과거의 모습에서 탈피하지 못해 걱정부터 앞선다. 여야당은 지금부터라도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청산하고 대화의 정치를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상생의 정치다. 벌써부터 18대 국회 원 구성이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쇠고기 문제의 후유증이 18대 국회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초고유가 시대에 경제는 풍전등화나 다름없다. 힘을 모아도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가 한미 FTA 비준이다. FTA 비준안을 직권상정하고 여야당은 오늘 안되면 5일 동안 임시국회를 연장하는 비상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비준에 나서야 한다. 국익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한번쯤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하면 17대 국회는 역사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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