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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관가는 지금 서바이벌 게임중

이번주 고위급 인사 '후폭풍' <br>재정부 국장급이상 10명 정리 불가피<br>TF 조직은 규제개혁 진단팀등 현장형으로<br>부처 직원들 출근시간도 1시간씩 앞당겨

국토해양부 직원들이 지난 3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이전할 사무실이 공사 중인 관계로 짐을 풀지 못한 채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신상순기자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정부 조직개편이 이뤄졌지만 경제부처들이 몰려 있는 과천 관가는 여전히 뒤숭숭하다. 기획재정부 등 대부분 부처의 1급 및 후속 고위직 인사가 이번주 중 예정돼 있어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각 부처들은 인사와 더불어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행정을 중요시함에 따라 잉여인원을 흡수할 태스크포스(TF) 조직도 ‘규제개혁 및 기업경영애로 진단팀’ ‘용산공원조성 추진단’ ‘새만금사업 지원단’ 등 현장형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TF 조직을 통한 인력흡수는 한계가 있는 만큼 명예퇴직 등을 통한 상당수 인원 정리가 불가피한 형편이다. 여기에 새 정부 출범 후 출근시간과 회의시간이 1시간 이상 당겨지고 주말 근무도 당연시되자 공무원 사이에서는 ‘좋은 시절 다 지나갔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살아남기 경쟁 치열=통합부처를 중심으로 국장급 이상 고위직들은 이번주 긴장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대부분 부처들의 1급 및 후속 국장 인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의 경우 통합으로 국장급 이상 10자리 정도가 부족해 보직을 받지 못하는 공직자들은 명예퇴직을 심각히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간부는 “아직 외청장 인사도 나지 않아 누가 어디로 갈지, 몇 명이 나갈지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간부들은 저마다 자신은 꼭 필요한 인력으로 승진 또는 유임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실은 냉혹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에도 대대적인 인사태풍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본부 1급 자리는 6개에서 5개로 줄어드는데 현재 1급 중에서는 절반 이상이 옷을 벗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1급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가 없으면 2급 이하 공무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더욱 힘들어지기 때문에 첫 단추를 잘 꿰려면 1급들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1급들은 정계ㆍ관계의 인맥을 동원해 치열한 살아남기 경쟁을 하고 있다. 고위공무원단이 32명에서 25명으로 7명이나 줄어듦에 따라 고위공무원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지식경제부ㆍ농수산식품부 등의 경우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지경부는 고위직 직위가 1개밖에 줄지 않지만 인사 숨통을 위해 고위직의 용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수산조직에 별다른 감축이 없었고 새로 식품산업본부를 신설하게 된 농수산식품부도 대부분의 국장급 이상이 보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TF는 현장형으로=최근 중앙인사위원회는 각 부처에 정원을 초과한 인원에 대한 관리대책을 세우도록 지침을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각 부처들은 TF 구성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고민의 핵심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현장행정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지경부는 TF 조직을 규제 전봇대를 뽑고 기업의 경영애로를 해소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 수십명 규모의 ‘규제개혁 및 기업경영애로 진단팀’을 구성할 방침이다. 국토해양부도 ‘여수엑스포 준비기획단’ ‘용산공원조성 추진기획단’ 등 현장형 TF를 구성할 방침이다. 농수산식품부는 홍보지원ㆍ규제개혁ㆍ새만금사업지원ㆍ식품산업육성 등 여러 TF를 구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일부 인원은 농어업 단체에 파견할 방침이다.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이 4일 업계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농림부ㆍ해양수산부의 통합으로 공무원 인원이 남는데 원한다면 농어업인 단체들에 파견해 정책적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아직 TF 구성에 대한 최종 방침은 확정하지 못했지만 규제개혁 등 몇 개의 TF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형 조직에 노홀리데이=통합조직 출범과 함께 재계 출신 장관을 만난 지식경제부는 ‘아침형 조직운영’에 휴일이 따로 없는 ‘노홀리데이’ 움직임까지 겹치자 조직원들이 벌써부터 힘겨워 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오전7시께 출근해 하루 집무를 시작하고 있고 이 때문에 전체 직원들의 출근시간도 당겨지고 있다. 실질적 첫 간부회의인 5일 회의는 오전7시30분으로 이전보다 1시간 앞당겨졌다. 지경부 공무원들은 “장관은 조기 출근에 대해 ‘필요한 부서만 일찍 나오면 된다’고 했지만 국무회의 시간도 당겨지고 장관이 오전7시에 출근해 보고를 받는 상황에서 이전 출근시간을 고수하기는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출근시간만 앞당겨진 것이 아니라 앞으로 주말도 편히 쉬기는 어렵게 됐다. 이미 취임 후 첫 주말인 지난 1∼2일을 업무보고와 현대제철ㆍ재래시장 등 현장방문으로 보낸 데 이어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만수 장관은 1~2일 모두 대외행사 후 과천 청사로 출근해 업무파악을 하는 등 근무를 하는 바람에 직원들도 상당수 출근했다. 한 공무원은 “장관이 어느 정도 업무를 파악하면 토ㆍ일요일에 연속 근무하지는 않겠지만 주말 이틀 중 하루는 당연히 일하는 상황이 될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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