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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엄영선씨 블로그에 '테러' 우려 글이…

"외국인 납치사건 빈발… 하느님께서 지켜주길 빈다"

'나는 순례자이며, 여행하는 영혼(I'm a PILGRIM, a travelling soul).' 예멘에서 피랍된 엄영선(34)씨가 결국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녀가 운영하던 블로그에는 온라인 조문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이 엄씨가 운영하던 블로그를 방문해 고인을 애도하고 있는 것. 국제 의료 자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 서비스' 소속으로 예멘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다 과격 테러단체에 납치돼 피살된 엄씨는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예멘 생활을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했다. 특히 지난 1월 23일 영문 편지 형식으로 마지막으로 남긴 글에서 예멘의 치안을 언급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그녀는 "한 달에 1∼2차례씩 여러 차례 외국인들 납치 사건이 일어났다"며 "(예멘) 수도인 사나로 자주 이동을 해야 하는데 하느님께서 지켜주시기를 늘 빌곤 한다"고 써놓았다. 그녀는 또 "지난 10월 예멘에 와서 지금까지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며 "귀여운 아이를 즐겁게 가르치고 있고 한 집에 살고 있는 네덜란드 동료와도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이 글에서 엄씨는 지난해 8월 예멘에 도착한 이후 아이들을 가르치며 병원에서 일하는 한국인, 네덜란드인, 독일인 동료들과 잘 지내고 있으며, 현지 예멘인들과의 의사 소통을 위해 아랍어를 배우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그녀는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집단 납치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납치된 이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글을 블로그에 게재하고, 당시 상황과 한국 정부의 석방 노력을 다룬 BBC 기사도 스크랩 해놓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엄씨는 경기 수원시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대전의 침례신학대 기독교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국내 초등생 영어학습지 교사로 일하다 4, 5년 전부터 국제의료자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와 터키 등 2개국에서 각각 1년씩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고, 지난해 10월 예멘에 봉사활동을 나갔다가 오는 8월 초 귀국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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