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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백의종군 전격 선언에 文“큰 빚..미안하고 감사”
문 예의 갖춰 안 후보 만나고 별도 입장 밝힐 것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3일 저녁 후보를 전격 사퇴하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양보했다. ★관련기사 4∙5면
안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20분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한다”며“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대선 후보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이어 "이제 단일후보는 문재인 후보다" 며 "단일화 과정의 모든 불협화음에 대해 저를 꾸짖어주시고 문 후보께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안 후보의 예상치 않은 사퇴 선언에 문 후보측은 “안 후보에 큰 빚을 졌다.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큰 결단을 해준 안 후보에게 빠른 시간 내 가장 정중한 예의를 갖추고 자신의 입장도 따로 밝히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르면 주말쯤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이날 명확한 사퇴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뤄내겠다”는 약속을 상기시키며 울먹였다. 그는 이어 "제가 대통령이 돼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안철수는 진심으로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 며 "국민 여러분께서 불러주신 고마움과 뜻을 결코 잊지 않고 그것이 어떤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온 몸을 던져 계속 그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도 정치인으로서 삶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안 후보는 “지금까지 저와 함께 해주신 캠프 동료들, 직장까지 휴직하고 학교까지 쉬면서 헌신해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그는 회견장에 함께 있던 캠프 인사와 지지자들과 포옹하는 등 인사를 나눈 뒤 캠프 건물을 빠져 나갔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사퇴 선언을 자택에서 TV로 지켜본 후 곧바로 트위터에 "안 후보님과 안 후보님을 지지하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안 후보와 합의한 새정치 공동선언과 경제복지정책, 통일외교안보정책을 실천하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측 진성준 대변인은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큰 결단을 했다" 며 "안 후보는 새 정치와 정권교체의 국민적 열망을 단지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문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공식 수락하는 별도의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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