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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이상영 부동산114 사장

'부동산114'는 일반인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어떤 회사인지를 정확하게 모른다 하더라도 언론에 많이 오르내려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부동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더 잘 알고 있다. 내 아파트의 가격변동을 체크하는가 하면 아파트를 새로 살려고 할 경우 매물이나 시세 등의 정보를취득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루에 20만명이 부동산114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한다. 그러나 부동산114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않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고 부동산정보업계에 종사하거나부동산 관련 계통에서 일하는 사람조차 잘 모른다. 그만큼 사장은 외부에 잘 노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러 자신을 숨기려고 하지는 않는다. 국내 최대 부동산정보업체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이상영(44) 사장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에 있는 본사에서 만난 그는 평범한 외모만큼이나 어투, 행동거지도 특별나지 않았다. 조용조용한 말투에 또박또박 대답하는 스타일이었다. 별로 자신을 꾸미고 싶어하지 않는 스타일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사장은 처음부터 부동산과 인연을 맺었던 것은 아니었다. 경제학 전공인 그는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닐 때 주로 조세가 소득재분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주로 관심을 가졌다. 이 때문에 석사학위를 받은 직후인 1989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들어가 주로세수추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조세연구원이 없어서 KDI에서 조세 분야까지 연구했다. 그가 부동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에 부동산뱅크에 입사하면서다. 그러나당시 그는 부동산업계에 관심은 없고 세수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세의 부과 현황 등을 몸으로 배우는데 신경을 기울였다. 부동산뱅크에 다니면서 박사과정을 졸업한 그는 1994년에는 기아경제연구소로옮겼으며 1997년에는 건설산업연구원에 몸을 담았다. 이 사장이 부동산문제 연구에 매진한 것은 이 때부터였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자료가 없어 애를 태워야 했다. 당시 부동산뱅크는 지금과 달리 인터넷을 통해 시세 등을 알리는 회사가 아니라인쇄매체를 통해 부동산시세를 제공했었다. 이 때 만난 사람이 현재 부동산114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는 김희선 전무였다. 이 무렵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거치면서 부동산정보제공업체도 변신이 필요했으며 인쇄매체가 아닌 온라인을 통한 정보제공이 요구됐다. 이 때 과감하게 온라인정보제공업체를 창업한 사람은 김희선 전무였다. 부동산뱅크 창업멤버로 부동산에 관한 일가견이 있었던 김 전무는 그러나 창업이후 회사경영이 수월하지 않자 이 사장에게 SOS를 보냈다. 자료 부족으로 부동산연구에 한계를 느끼던 이 사장은 김 전무의 요청을 흔쾌히수락, 부동산뱅크에서 대리로 만났던 두 사람은 임원으로 다시 뭉쳤다. "건설산업연구원에 있던 시절 일본의 부동산투자회사인 미쓰비시지쇼에 출장을갈 기회가 있었어요. 당시 일본은 금리도 낮고 부동산버블 붕괴로 인해 국내 부동산투자는 힘든 상황에서 해외 부동사투자에 관심을 돌릴 때였죠. 그런데 한국의 부동산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을 듣고 이유를 물었더니 투자를 할 만큼 신뢰도 있는 정보를 구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자신도 자료 부족으로 연구에 한계를 느끼던 터라 미쓰비시지쇼 관계자의 말은이 사장으로 하여금 신뢰도 높은 부동산정보의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했다. 그러나 연구원에서 경영자로의 변신이 쉽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판매하면 돈이 되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도 어려웠지만 비싼 돈을 주고 데이터베이스를 사려는 곳도 없었죠" 그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나섰다. 당시는 인터넷홈페이지를 만드는 게 시대적인 붐이어서 표준화된 홈페이지를 만들어 부동산중개업소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러던 차에 이 사장은 부동산중개업소에 홈페이지만 만들어 줄 것이 아니라 각중개업소들의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정보를 부동산114 사이트에도 올리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이는 성공적인 수익모델로 자리잡았으며 지금도 부동산114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보편화됐지만 당시로는 생각하기 쉽지 않았던 수익모델이 만들어짐에 따라 부동산114는 2001년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 사장이 경영을 맡은 지 1년6개월만에 이익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작년까지 5년 연속 이익을 냈다. 때문에 이 사장은 2004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당시 10.29대책 등으로 인해 부동산시장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상장이 보류됐다. 이 사장은 회사가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섰다고 하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한다. 부동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부동산포털간의 경쟁이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겁니다. 벌써 야후가직접 부동산정보를 제공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포털과 부동산포털간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죠. 여기에다 국민은행도 시장진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쟁구도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죠." 이 사장은 더 과학적이고 신뢰성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고객에게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서 활로를 찾아갈 구상을 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는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를 제공한다며 공격을 받기도 한다. 이 사장은 부동산정제공업계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고 있을까? "부동산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고 이와 관련된 산업의 비중도크고 종사자도 많습니다. 그러나 금융업과 비교해 볼때 부동산업계는 신뢰도가 떨어지고 투명성도 약합니다. 이를 깨는 것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시키는 것입니다. 부동산업도 투명성을 높이는 과정에 있습니다. 부동산정보업계는부동산 관련 업계의 투명성을 높여 나가는 데 기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최신의, 최고급의 정보를 얻고 이를 가공해서 새로운 정보를 창출해내는부동산114 사장은 어디에 살 지 궁금했다. 정부가 타깃으로 삼고 있는 강남 어디에살 것으로 생각하고 인터뷰 말미에 물었더니 실망스런 대답이 나왔다. "일산에 살고있어요" 그래도 평수는 넓겠거니 하는 생각에 몇 평형이냐고 물어봤더니 더 가관이다. "평수가 의미가 없어요. 전세 살고 있는데 넓으면 무엇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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