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시즌에는 할리우드 영화와 맞붙어서 꼭 이겼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하반기에는 영화 시장에 돈이 좀 풀리지 않을까요.” ‘친구’, ‘태풍’의 연출자 곽경택(43ㆍ사진) 감독은 24일 삼청동 카페에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개봉에 앞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곽 감독은 “한국영화가 최근 연합전선을 구축한 거 같다”며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과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 곳에’가 잇달아 개봉해 할리우드 영화를 순서대로 공략하고 끝으로 내 작품이 (할리우드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 “뼈에 사무치는 원한을 복수하기 위해 범죄를 이용하는 천재적인 인물과 오히려 그를 이용해 법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절대악을 응징하는 형사에 관한 이야기”라며 “대한민국 톱 배우인 한석규와 차승원이 형사와 범죄자로 열연했다”고 설명했다. 곽 감독은 두 배우 모두 신인배우 처럼 너무나 열정적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중간에 감독이 교체되고 제작 일정이 늦춰지는 등 순탄치 못한 과정을 겪기도 했다. 제작비와 촬영 스케줄 등의 문제로 제작자인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사장과 안권태 감독이 합의해 곽 감독을 해결사로 부른 것. 안 감독은 곽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다. 이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것도 사실. 이에 대해 곽 감독은 “중간에 연출자가 바뀌는 게 절대로 좋을 수 없지만 촬영 당시 한국 영화 시장이 너무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분량 중 60% 촬영된 상태에서 내가 합류해 다시 찍었으니 결국 안 감독과 절반씩 연출한 셈”이라며 “작품의 기획 의도가 장르적이고 스타일리쉬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작품에 나 자신을 맞춰서 연출했다”고 전했다. 곽 감독은 영화에 이어 드라마 연출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영화 ‘친구’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20부작 드라마로 올 가을부터 촬영할 예정”이라며 “현빈과 김민준이 캐스팅됐고 내년 중순에 MBC에서 방영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한국영화의 위기와 관련, “어떤 돈을 끌어서라도 빨리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1년에 40편 가량의 영화가 제작되지 않으면 영화산업 자체가 존립할 수 없게 되는데 이제는 정부에서 도움을 줄 때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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