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한 구제금융이 결정되더라도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얼마씩 분담할지 하는 문제가 남는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총 구제금융 예상액(1,300억유로) 중 IMF는 10분의1에 불과한 130억유로만 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1차 구제금융 당시 IMF가 분담했던 300억유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IMF의 분담금이 감소하면 유로존 국가들의 부담이 확대되지만 독일ㆍ네덜란드 등은 추가 자금지원에 반대하고 있어 분담 비율을 둘러싼 IMF와 유로존 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는 24~25일 멕시코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유럽 지원을 위한 IMF 재원확충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주요 회원국들은 유럽이 충분한 자구안을 이행하기 전까지 자금수혈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구체안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7월 출범할 유로안정화기구(ESM)와 관련해서는 기존 임시 구제금융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남은 자금을 이전해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요르그 아스무센 유럽중앙은행(ECB) 이사는 최근 한 독일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EFSF의 남은 자금을 이전해 ESM의 전체 기금이 7,500억유로 수준으로 늘어나는 방안을 ECB에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3월1~2일 이틀간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ESM 기금확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29일로 예정된 ECB의 2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당초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규모가 최대 1조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에는 6,000억유로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20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을 최종 확정할 것이 유력시된다. 또 21일 EU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유로존 회원국들이 다음해 예산안을 자국 의회에 상정, 확정하기 전에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해 평가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심의,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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