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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하나금융 여유를 가져라
입력2011-01-05 18:12:43
수정
2011.01.05 18:12:43
'권력의 특혜' '론스타 먹튀를 빚을 내서 도와주는 하나금융' '먹튀 도우미'…
하나금융이 최근 법원에 제출한 간접강제 신청서에서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명예훼손 사례로 든 것들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4일 외환은행 노조가 트위터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가 될 만한 글을 올리고 있다며 기업과 최고경영자(CEO)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비방할 경우 하나금융에 하루 1억원씩 배상하라는 간접강제 신청을 냈다.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과 최고경영자를 마구잡이로 비방하니 단단히 화날만하다. 또 작년 말 법원이 '트위터 등을 통해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나 론스타에 협조한다는 식의 표현을 하지 마라'는 일부 인용결정을 내렸음에도 외환은행 노조가 법원의 결정을 무시한다는 하나금융 측의 지적은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포용의 미덕이라는 게 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당당한 4대 금융지주로 떠오르게 된다. 하나금융의 계획대로라면 외환은행 직원 7,319명(2010년 9월 말 기준)은 조만간 하나금융의 식구가 된다. 외환은행 노조의 행동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이 상한다고 원리원칙대로 처리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강경책은 실질적으로도 도움이 안 된다. 외환은행 노조에 간접강제 신청을 냈지만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트위터와 블로그에 올리는 글까지 일일이 문제 삼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조원이 아닌 지점장이나 임원이 글을 게시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외환은행 노조에 '옐로카드'를 꺼낼 필요는 있었겠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금융계에서는 하나은행을 'HSBC'로 부른다. H(하나은행)ㆍS(서울은행)ㆍB(보람은행)ㆍC(충청은행)의 조합이다. 하나는 4개 은행의 합병체지만 여전히 화학적 융합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여기에 외환은행의 'E'까지 더할 것인가. 김승유 회장은 "융합이 잘 된다는 게 하나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말이 지켜지기 위해서라도 하나금융이 보다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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