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은 무언가 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해지거나 관심 분야가 생길 때, 그래서 학문적으로 더 깊이 배우고 싶을 때 가는 곳이지 스무살이면 의무적으로 가야 하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초롱(26)씨는 건국대 '11학번'이다. 막내 동생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지만 늦었다고 후회한 적은 없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민 끝에 상업계 고등학교를 선택한 뒤 19세 나이에 취업의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3년 전 직장을 다니면서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에 입학했다.
'전문계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간 김씨는 "생각 없이 대학에 가야 해서 모인 것이 아니라 끓어오르는 배움의 열정으로 지원한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열정이 더할 나위 없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늦게 대학에 진학했지만 필요에 의해서 왔기 때문에 바로 진학한 어린 친구들에 비해 수업시간이 소중했고 여러 행사에도 의미 있게 참석할 수 있었다"며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자신의 선택을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김씨는 이 같은 내용의 수기로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선취업 후진학' 체험수기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우수 사례집을 발간한다고 5일 밝혔다.
'대학입학과 대학생활'이라는 주제로 실시한 이번 체험수기 공모에는 모두 59명이 참가했으며 남기욱(48·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씨의 '갈증의 해소 나의 일주일' 등 3편이 우수상을, 박상희(24·중앙대 지식경영학부)씨의 '대학입학과 대학생활' 등 5편이 장려상을, 허혜희(22·동아대 국제무역과) 의 '열정이 있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 등 6편이 특별상을 받았다.
이번 수기에는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나와 취업한 뒤 전문성을 쌓고자 대학에 들어간 이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과 성취감,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는 데 따른 어려움이 담겨 있다.
5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대학생이 된 남기욱씨는 아들에게 별도 과외를 받고 있는 만학도다. 경남 진주의 기계공업학교 배관용접과를 마치고 삼성중공업에 특채로 입사한 후 지난 1998년 용접기능장 자격을 얻었다. 항상 배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던 남씨는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하대 진학의 꿈을 키웠다. 그는 "유일한 후원자인 막내아들이 공부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며 "비슷한 환경에서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는 동기생들과 열심히 수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체험수기는 전국 시도 교육청 및 전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진로진학상담실은 물론 선취업후진학 제도의 인식개선을 위해 기업과 대학 등에도 배포될 예정이다.
5일 '대학입학과 대학생활' 공모수기 사례 발표 워크숍에서 김초롱(오른쪽)씨가 이원근 대교협 사무총장으로부터 상장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교육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