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공사로 개통이 연기됐던 월미은하레일이 현재 상태로는 운행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났다.
인천교통공사는 2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진행한 월미은하레일의 안전성 검증 용역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853억원이 투입된 월미은하레일(사진)은 경인전철 1호선 인천역~월미도문화의거리~월미공원을 순환하는 길이 6.1㎞의 모노레일로 설계됐다. 국내 최초의 도심 관광용 모노레일로 관심을 끌었다. 당초 2009년 7월 개통 예정이었지만 시공사 비리, 시험 운전 중 고장 등으로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검증 결과 월미은하레일의 차량이나 레일, 토목, 신호ㆍ통신, 전력 등 모든 분야에서 중대한 결함이 다수 발견돼 총체적인 부실공사임이 입증됐다.
정위치 정차율은 기준치인 99.99%에 크게 못 미치는 74%로 드러나 유인 운전이 가능하도록 고치는 게 불가피하게 됐다.
승차감 부분은 8차례 시험한 결과 6차례에서 기준에 미달하는 측정치가 나왔다. 전기를 차량에 전달하는 집전장치 이상으로 전기 공급이 불안하고 추락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장치 전량을 교체해야 한다.
안내륜 축 절단과 이탈 우려로 축의 지름을 현재 50㎜에서 55㎜로 늘리고, 구성체 전량도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나왔다.
승객 비상 탈출용 줄은 시설물의 높이인 8∼12m에 못 미치는 7m 길이로 장착돼 무용지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교각의 기울기ㆍ위치 오차가 허용오차를 벗어나고 시설물에 낙하물 방지 시설이 없는 점 등도 안전 위협 요인으로 지적됐다.
손익 분석 결과에서는 직영 운영할 경우 개통 1년차인 2014년 29억원의 적자를 내는 데다 매년 적자폭이 늘어나 2042년에는 56억원의 적자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위탁 운영을 하더라도 2014년 22억원 적자에서 2042년 39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산됐다.
교통공사는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 등을 수렴해 은하레일을 원래의 용도대로 쓸지, 아니면 고쳐 다른 용도로 활용할지를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원래의 용도로 운영하기 위해 보수ㆍ보강 작업에 나서면 157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체 활용안으로는 자동레일바이크, 스카이산책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럴 경우에도 최대 400억원의 사업비가 추가로 들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교통공사는 은하레일에 인천시 재정을 추가로 투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시공사와 감리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결과를 기다리거나 민간 사업자를 찾는 방안 등을 재원 마련하는 안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 진행이 더디고 수십억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에 뛰어들 사업자가 선뜻 나타날지도 미지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