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는 5월이다. 부모님과 아이들, 은사 등에게 소중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기회도 많아진다. 하지만 이를 위해 어떤 선물이 적당할까 고민하다 보면 정작 소중한 이들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표현한다는 기본 취지를 놓치기 십상이다. 전문가들은 5월을 선물과 소비의 달이 아닌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진정한 의미의 가족의 달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바쁜 일상에 밀려 소홀하기 쉬웠던 '화목한 가정'의 의의를 새롭게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경력 23년의 노희수 교사(인천 간재울초교)의 자문을 얻어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애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가족 구성원의 진정한 하나됨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소통은 가족애의 기본으로 가족 구성원의 마음속에 있는 가족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바람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에게 바라는 점을 나누는 '위시 리스트'를 만들어 이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 간의 대화도 늘어나고 끈끈함도 깊어질 수 있다. 우선 가족끼리 모여 서로에 대한 소원을 3~4가지 말한다. 구성원별로 중복되는 소원을 정리해 작은 메모지에 한 가지씩 쓰면서 정리하면 된다. 예를 들어 아빠에게 바라는 소원은 '주말에 함께 놀아주세요' '담배를 끊어주세요', 엄마에게 바라는 소원은 '친구들과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아이들에게는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기' '음식 골고루 먹기' 등을 들 수 있다. 이후 큰 종이 위에 가족사진을 붙이고 사진 밑에 소원을 적은 작은 메모지를 붙인다. 거실이나 냉장고 앞 등 잘 보이는 장소에 종이를 붙이고 소원이 이뤄질 때마다 한 장씩 떼어내면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다.
가족과 함께한 시간만큼 오래 기억되는 건 없다. 휴일이 많은 5월이 되면 각종 야외활동도 늘어나기 마련이어서 가족애를 함양할 기회로도 적당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족여행으로 여행지 선정단계부터 가족 구성원끼리 상의하면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아이들에게 원하는 여행지를 이야기하게 한 후 즐길거리와 먹을거리 등의 정보를 함께 찾아보며 여행을 준비하면 가족원의 취향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놀이기구 등을 타기에 바쁜 놀이동산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번잡한 놀이공원보다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테마박물관이나 지역축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생태공원·수목원을 추천한다. 야외생활을 좋아한다면 가족캠핑을 추천한다. 이색적인 경험을 통해 구경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가족 간 소통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 5월을 기점으로 연간 여행일정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차례로 방문하면 여행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자녀 방에 지도를 붙이고 가족여행을 다녀온 곳을 표시해나간다면 보람과 진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의 달인 5월은 가족만의 연례행사를 갖기에도 좋은 시기다. 가족 타임캡슐은 간단하면서도 서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집에서 흔하게 찾을 수 있는 봉투 혹은 밀봉된 그릇 등에 1년 후에 본인이나 가족에게 보내는 글이나 약속 등을 적어넣는 것이다. 메시지를 사진 등에 기록하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처음에는 약간 쑥스러울 수 있지만 가족의 고유한 문화로 자리 잡게 되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공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교육업체 아이스크림홈런의 최형순 초등학습연구소장은 "5월을 선물만 주고받는 달로 인식하기보다는 가족애를 키우는 기회로 삼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어린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가족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가족만의 새로운 소통문화를 만들어가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아이스크림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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