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외사부(전성원 부장검사)는 TV 케이스 금형업체 H사 대표 조모(56)씨를 관세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조씨의 범행을 도운 회사 경리담당 유모씨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조씨는 지난 2010년 7월부터 올 3월까지 개당 30달러가 안 되는 TV 캐비닛 수출가를 20만달러로 부풀려 세관에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작한 수출가는 총 1,500억여원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H사의 일본 거래처인 M사와 같은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정상적인 수출거래를 한 것처럼 관세당국을 속였다. 이어 수출대금 채권을 들고 은행으로 가 5개 금융기관으로부터 1,500억원대의 사기대출을 받았다. 무역보험공사의 수출신용보증을 활용한 것까지 모뉴엘의 범행 수법과 흡사했다.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박홍석 대표는 H사와 같은 사기 수법으로 시중은행에서 3조4,000억원을 대출받았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H사의 사기대출 부분은 추가 수사가 필요해 이번에 기소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조씨는 페이퍼컴퍼니에 수입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 가운데 27억7,000만원을 빼돌려 미국에 있는 가족 생활비로 쓴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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