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체내 중금속물질 농도가 외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내분비계 장애물질 일부는 우리나라 성인보다 농도가 높았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전국의 만 6~11세 어린이와 만 12~18세 청소년 1,8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체내 유해물질 농도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납이나 수은 등 중금속물질 농도가 해외에 비해 다소 높았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혈중 납 농도는 1.26 ㎍/dL, 청소년 1.11 ㎍/dL로 미국 어린이(0.98 ㎍/dL)와 청소년(0.80 ㎍/dL), 캐나다 어린이(0.79 ㎍/dL)와 청소년 (0.71 ㎍/dL)보다 다소 높았다.
혈중 수은 농도도 우리나라가 높았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혈중 수은 농도는 1.93㎍/dL, 청소년은 1.90㎍/dL이었고 캐나다는 어린이 0.28㎍/dL, 청소년 0.27㎍/dL로 우리나라보다 크게 낮았다.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비스페놀A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경우 1.41㎍/dL, 청소년은 0.74㎍/dL로 미국·캐나다보다 다소 낮았지만 프탈레이트물질 가운데에서는 어린이가 최고 64.57㎍/dL, 청소년은 최고 31.66㎍/dL로 미국 어린이(33.1㎍/dL)나 청소년(20.4㎍/dL)보다 크게 높았다.
특히 어린이 체내 농도가 청소년이나 성인보다도 높게 나타나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비스페놀A의 경우 어린이가 청소년의 두 배, 성인에 비해 1.6배, 프탈레이트 대사체는 최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 앉아 노는 등 어린이들의 행동 특성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비스페놀A는 내분비계를 혼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폴리염화비닐(PVC) 플라스틱 가소제로 장난감이나 바닥재 등 광범위하게 쓰이는 프탈레이트는 동물의 생식기 기형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해외에서 규정한 기준치보다는 크게 낮은 농도지만 최근 비교적 낮은 농도에서도 신경계나 신장 손상, 학습장애 등 건강 영향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지속적인 노출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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