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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투자활성화 하려면

이규황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ㆍ경제학박사>

이규황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 97~2003년까지의 투자 증가율은 0.06%에 불과했다. 외환위기 이전인 90~96년까지의 10.3%에 비해 무려 10.24%포인트나 내려갔다. 이렇게 투자가 저조하면 앞으로 5년간 잠재성장률은 4.6%로 추락할 것이다. 국민소득 1인당 2만달러 달성이나 선진국 진입이 더욱 멀어질 수 있다. 또한 공적자금 상환과 세수확보가 어려워지는 반면 고령인구 부양,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재정수요는 늘어나 국가재정도 어려워질 수 있다. 올해에도 경제가 성장하고 미래의 후손들에게 건전한 경제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 반기업 정서부터 해소를 이를 위해서는 첫째, 사회전체에 팽배한 부에 대한 편견과 반기업 정서를 해소해야 한다. 투자는 성장과 고용을 창출해 부를 분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 투자의 주체는 기업일 수밖에 없다. 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경영자들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을 자극할 수 있는 사회적 후원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둘째,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확보돼야 한다. 산업구조가 자본집약적으로 변모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더해 기업들은 노사문제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 투자가 신규고용으로 연결되고 효율적인 인력재배치가 원활히 수행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해야 한다. 고용조정은 자율적이고도 신속히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고용을 비정규직으로 하는 문제는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 파업시 대체근로자 채용도 허용돼야 한다. 노사관계의 틀은 기업의 경쟁력이 제일 먼저 고려돼야 한다. 셋째, 경제정책의 비전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지금은 성장과 분배를 논할 여유가 없다. 서구의 복지국가들도 2만달러을 달성한 후에 분배문제를 논하지 않았는가. 지금은 성장위주의 정책을 분명히 밝히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 정책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할 때다. 넷째, 기업의 투자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도 철폐돼야 한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폐지돼야 한다. 이 규제로 인한 투자 차질액은 6개 그룹에 걸쳐 3조원대에 이르고 있다. 또한 수도권 공장신증설 규제정책도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국내 대기업은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의거, 수도권 공장의 신증설이 불가능한 상태다. 수도권 이외 여타 지역으로의 공장이전은 공업용수ㆍ전력ㆍ물류 등 생산적 서비스의 확보를 어렵게 한다. 이러한 사유로 기업들은 실제 투자계획이 있어도 투자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생산요소 비용이 경쟁국가들에 비해 안정적이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생산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7.8달러로 선진국을 제외한 해외 현지공장의 0.9달러보다 8배 이상 높다.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중도 8.8%로 해외평균 4.4% 대비 2배, 동남아 3.3% 대비 2.7배 수준에 달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한 임금안정과 사회간접자본(SOC)투자 확대를 통한 물류비용 절감 노력이 필요하다. 여섯째, 최고경영자(CEO)가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영미식 기업지배 구조 관련 제도들은 단기업적 위주의 경영을 초래했다.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경영감시는 기업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경영권의 안정성을 저해해 기업가정신을 약화시키고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영성과에 대해서는 시장이 평가하되 장기적 전략의 관점에서는 투자가 보장돼야 한다. 정책실행 효율성 높여야 끝으로 정부조직도 혁신돼야 한다. 경제부처간 역할분담과 기능 연계를 명확히 해 중복 규제를 방지해야 한다. 또한 부처간 성장동력 창출 등 공동과제에 대한 협력을 강력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책실행의 효율성을 높이고 행정업무의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핵심정책 설계와 점검 기능을 재정비해야 한다. 부가가치가 적거나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는 과감히 축소하고 관련 업무를 아웃소싱함이 바람직하다. 경제는 기업의 투자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기업은 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세계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 정부도 행정서비스의 쇄신ㆍ연구개발(R&D) 지원ㆍ효율적인 교육정책의 운영 등으로 기업활동에 도움을 줘야 한다. 결국 정부ㆍ기업ㆍ국민 모두가 기업투자를 지원하고 독려해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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