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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불안 사전 경고… 돈줄 죈다

■ 중국 RP 발행… 통화긴축으로 선회하나<br>경기회복에 내수 늘어… CPI 연 4% 상승 가능성<br>부동산 대출도 잇단 축소


중국 인민은행의 춘제 이후 유동성 회수는 관례적으로 진행돼왔다. 올 춘제 직전 경기활성화를 위해 역환매조건부증권(역RP)으로 은행권에 돈을 풀었던 만큼 시중유동성 안정을 위해서라도 거둬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방법이 다르다. 8개월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RP를 발행하며 시중유동성을 회수했다. 지난 19일 4,500억위안, 21일 4,100억위안의 역RP 만기가 있음에도 RP를 발행한 것은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회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일단 외신들은 경기회복세가 완연한 가운데 물가불안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자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회수하며 통화긴축 정책에 대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앵도수에즈증권은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춘제 이후 시중은행들의 유동성이 좋은 상황에서 8개월 만에 RP를 재가동해 시장의 반응을 시험해봤다는 것이다.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 유동성을 대거 흡수했을 때의 충격을 은행권이나 시장이 감당할지 여부를 사전에 점검했다는 얘기다. 경제전문가들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기저효과를 보였던 1월(2%)과 달리 전년동기 대비 3% 이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연간 4%까지도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민은행도 6일 2012년 4ㆍ4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나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빠른 속도로 반영될 수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통화긴축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중국 시중자금의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시장에 대한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미 저장ㆍ광둥성 등에서 신규 주택구입에 대한 대출을 조이기 시작했고 각 기금도 대출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올 들어 쿤산ㆍ둥관ㆍ진화 등 지방도시에서는 서민들을 위한 주택마련기금인 주택공적금의 대출한도를 낮췄다.

이처럼 지방도시들이 대출한도를 줄이는 것은 주택대출을 포함한 대출이 대폭 늘고 있기 때문이다. 1월 중국의 신용대출은 1조700억위안으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대출은 전달보다 9,144억위안 늘어난 2조5,400억위안에 달한다.

중국 경제전문가들도 3월 양회 이후 강도 높은 부동산규제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이 21일 주택담보대출 비율의 상한선을 현행 60%에서 70%로 인상하고 부동산대출금리를 기준금리의 1.1배에서 1.3배로 올릴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고 중국증권보 등이 이날 보도했다.

다만 인민은행이 그동안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거둬들이고 있지만 급속한 통화긴축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레이 팡정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회복과 통화팽창이 가시화될 때 인민은행은 시의적절하게 유동성을 조절할 것"이라며 "RP매매는 이에 대한 안정적 통화운용의 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인민은행이 확장도, 긴축도 아닌 중립적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와 물가의 향방을 예의 주시하면서 통화정책을 정할 것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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