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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광고업계 '이노션' 유감

김희원 기자 <생활산업부>

현대ㆍ기아차가 자사업체의 광고 대행을 전담할 계열사 ‘이노션(INNOCEAN)’을 설립한다는 소식에 광고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오래전부터 예고돼왔던 사안이기에 겉으로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으나 ‘허탈감’을 호소하는 광고인들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광고 선진국과는 다른 국내 광고산업의 성장 토대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선진국의 대형 광고 업체들이 창조적인 광고제작 경쟁에서 시작해 수주물량을 늘려왔다면 국내 업계는 해당 그룹의 광고물량을 대행하는 ‘인 하우스’ 체제에서 출발, 아직도 그 수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고 업계의 순위만 봐도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 그룹사의 크기와 랭크가 그대로 일치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빅 광고주’ 중 하나인 현대ㆍ기아차가 금강기획과의 독점 형태를 지나 아예 계열사 체제로 돌아선다는 게 그리 달가울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 10여년 이상 종사해왔다는 한 광고인은 “광고산업의 진정한 발전은 장기적 관목에서 볼 때 다수의 업체가 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자유롭게 경쟁하는 구조에서 가능할 것”이라면서 “그룹 광고물량을 독점하는 광고사들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광고인들의 창의성과 기가 꺾일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이런 가운데 업체는 보안유지, 비용절감 효과 등과 더불어 점차 비중이 높아지는 세계시장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아무래도 한 목소리를 내기 쉬운 계열사 체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제일기획ㆍLG애드 등도 대행 중인 관계사의 수출 호조에 따라 해외 광고물량이 크게 늘어 이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한층 강화한 바 있다. 그러나 순수 경쟁으로 규모를 늘려온 한 광고 업체의 관계자는 “고급인력들이 십수일 밤을 새워가며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더라도 최종 수주를 따내지 못하면 준비 비용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진정한 광고업의 내일까지 생각하는 거목다운 행보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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