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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8월 1일] 반대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입력2008-07-31 18:02:54
수정
2008.07.31 18:02:54
“A 선생님, 너무 수고하셨어요.” “B 선생도 고생 많았어.”
첫 주민 직선으로 지난 30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공정택 교육감의 승리로 결론 난 뒤 자정을 넘긴 시각.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은 늦은 퇴근길에 서로 또는 지인들에게 전화로 축하(?) 인사를 나누기에 바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압승’이 아닌 예상 밖의 ‘신승’이었기 때문이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과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리틀 이명박(MB)’ 공 교육감은 ‘촛불 후보’ 주경복 교수를 2만2,000여표 차로 가까스로 따돌렸다. 공 교육감은 인지도에서 주 교수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선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최종 결과는 1.78%포인트(2만2,053표) 차. 그야말로 박빙의 승부였다.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자치구 25곳 중 공 교육감이 승리한 곳은 겨우 8곳. 특히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이른바 ‘범강남권’의 유권자들은 공 교육감에게 주 교수가 얻은 표의 두 배가 넘는 표를 몰아줬다. 사교육 열풍의 진원지라 할 이곳 유권자들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유권자들이 ‘평등’보다 ‘경쟁’을 택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공 교육감도 자신의 재선을 이같이 받아들이는 듯하다. “초등학교부터 철저히 경쟁해야 한다. 고교선택제를 비롯해 수준별 이동수업 등 선택권 확대정책에 힘쓰겠다”며 ‘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심을 본인 입맛에 맞춰 해석한 것뿐이다. 본인을 지지해준 목소리만큼 반대하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는 점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청소년들이 오죽했으면 광장으로 뛰어나와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고 외쳤겠는가.
“교육이 더 이상 고통이 아닌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당선 각오처럼 공교육을 책임진 수장으로서의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한다. 으레 하는 입에 발린 허언(虛言)이 된다면 ‘강남 교육감’ ‘8학군의, 8학군에 의한, 8학군을 위한 교육감’이라는 비아냥거림이 평생 낙인으로 따라다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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