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이 3년 사이에 6시간이 줄어들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40시간 근로제가 서서히 정착되고 있는데다 기업들도 초과근로를 줄이는 방법으로 불황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ㆍ4분기 월평균 근로시간은 170.7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4.3시간)보다 3.6시간이 줄었다. 월 평균 근로시간은 지난 2010년 176.7시간에서 2011년 176.3시간, 지난해 174.3시간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근로자들이 한달 동안 일하는 시간이 3년만에 6시간이나 감소한 것이다.
초과근로시간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2010년 16.4시간이었던 초과근로시간은 2011년 13.6시간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8시간까지 낮아졌다.
근로시간 단축은 1차적으로 주40시간제가 2011년 7월 20인 미만 사업장에까지 확대돼 전 사업체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장시간근로단축이 현장에 반영된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다 기업들이 불황을 맞아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초과근로를 줄이고 있는 것도 근로시간 단축에 한 몫 하고 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시간근로의 대명사로 여겨온 자동차업계서도 주간2교대제 등을 도입하고 고용부에서도 근로시간이 긴 사업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등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세계최장시간 근로의 불명예를 벗어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1ㆍ4분기 종사자 수는 1,47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늘어나는데 그쳤다. 새로 일자리를 구한 입직자 수가 69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1.8% 줄었지만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떠난 이직자 수도 12.9%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제에서 가장 안 좋은 것은 단순히 경기가 나쁜 것보다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라며 "여전히 경기가 좋지 않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과도한 구조조정은 피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1ㆍ4분기 월평균 임금은 316만4,000원으로 지난해보다 3.7% 올랐다. 지난해 임금증가율 5.3%보다는 줄었지만 2011년 1.0%보다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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