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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술 취한 망년회' 이젠 가라
입력2004-12-08 17:05:57
수정
2004.12.08 17:05:57
경기불황 여파로 기업의 세밑 풍속도가 확 달라졌다.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조촐하게 송년모임을 갖거나 불우이웃과 함께 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술 없는 송년모임이 급증하고 있고 아예 모임을 갖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망년회에 으레 따라다니게 마련인 폭탄주도 경기불황을 반영하듯 양주를 반잔만 집어넣는 ‘경기불황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연말모임을 갖지 않거나 절약형으로 치르는 대신 불우이웃 속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LG그룹이 80억원의 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임직원이 대대적인 자원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나 SK사원들이 달동네에 연탄배달을 하고 ‘사랑의 집 짓기’를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기업이 이처럼 뜻 있는 활동으로 경기불황 한파를 녹이고 내년을 위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은 아주 바람직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기부문화가 빈약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불우이웃과 살을 비비면서 아픔을 같이 한다는 뜻과 함께 기부문화의 정착에도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부문화는 생색내는 선에서 맴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과 가진 사람들이 조건 없이 기부 하고 불우이웃과 함께 송년의 의미를 되새김하는 것은 사회를 그만큼 밝게 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존재가치를 새롭게 한다.
물론 쓸쓸한 연말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처럼 경기가 나쁘고 특히 소비가 침체된 상황에서 연말대목까지 이렇게 보낼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꼭 먹고 마시는 송년모임만 연말을 연말답게 보내는 것은 아니다. 문화나 레저활동으로도 얼마든지 조직의 단합을 꾀하고 소비를 자극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연말은 획일적으로 먹고 마시는데 주력해 왔다. 기업과 기업인들이 문화활동이나 사회공헌으로 송년모임을 대체하는 것은 연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의 다양화란 점에서도 평가할 만 하다. 이것은 기업의 존재가치를 높여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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