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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질주', 르노삼성 '기지개'… 꼴찌의 반란

라이프스타일 변화 따라 '코란도 투리스모' 등 인기<br>'SM5 TCE' 하루 50대 계약… 공급물량 달리자 잔업까지<br>기아차·한국GM 부진 속 의외의 성과… 차업계 주목



국산차 업계의 만년 꼴찌인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가 그간의 무기력한 모습을 벗어던지고 반란(?)을 꿈꾸고 있다. 쌍용차는 신차다운 신차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쾌속질주를 계속하고 있고 르노삼성차는 늘어난 고객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올 들어 처음으로 17일부터 주야 1시간씩 잔업을 시작했다.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6월 내수 판매 6,000대에 도전한다. 쌍용차의 월간 내수 판매는 지난해 2월 3,000대, 4월 4,000대, 12월 5,000대를 넘긴 뒤 올 6월 5,600대를 넘겼고 이달 6,000대선으로 판매를 늘리기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쌍용차의 이 같은 질주는 자동차 업계 안팎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며 경쟁력이 형편없이 추락한 뒤 수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내는 것을 두고 업계는 '쌍용차의 매직(마법)'이라며 놀라워하고 있다.

쌍용차 측은 이 같은 성과의 이유에 대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캠핑과 레저 등 아웃도어 활동과 가족 단위의 휴일 보내기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레저용차량(RV)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이 분야 전통의 강자인 쌍용차의 장점이 새롭게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쌍용차의 RV류 판매는 2012년 1월 2,295대에 그치다 올해 1월 50% 이상 증가한 1월 3,671대를 기록하더니 2월에 4,000대를 넘고 5월 4,918대, 6월 5,347대까지 올라왔다. 쌍용차 측은 "이달 판매 현황을 중간 집계한 결과 6월보다 훨씬 좋다"면서 "만들면 팔리는 상황이어서 최대한 열심히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쌍용차 평택공장 1라인에서 만드는 크로스오버차량(CUV) '코란도C'와 2라인에서 생산하는 다인승 RV '코란도 투리스모'는 각각 계약 후 3주와 1달 정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1라인과 2라인 모두 하루 8시간 정규 근무에 3시간 특근까지 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생산이 부족하다. 최근 주야 2교대를 시작한 3라인에서 만드는 '코란도 스포츠'와 '렉스턴W' 역시 고객이 차를 받으려면 각각 2달과 1달을 기다려야 한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연어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예전 쌍용차가 RV의 명가로 통하던 시절의 고객들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 차를 타다 다시 쌍용차를 찾는 고객이 많다"면서 "믿고 다시 사주는 고객 대부분이 쌍용차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고마운 점"이라고 말했다.

경영에서 이유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유일 사장의 리더십이 쌍용차를 살려내는 것"이라면서 "쌍용차 매직을 이유일 매직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이 사장이 외국계 투자기업 한국인 최고경영자(CEO)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주 임단협을 마무리한 르노삼성차 역시 잔업을 검토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형차 'SM5'의 다운사이징 터보 모델인 'SM5 TCE'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하루 50대씩 계약되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6월 노조의 부분파업에 따라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했지만 이달은 잔업을 통해 6월의 공급 손실을 만회하고 수요 증가세에 대응할 방침이다.

쌍용차와 르노삼성의 작지만 큰 성과는 내수 판매 2~3위인 기아자동차와 한국GM의 최근 부진과 대비되는 것이어서 자동차 업계는 더욱 주목하고 있다. 내수시장 장기 침체로 기아차와 한국GM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꼴찌들이 의외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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