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오는 27일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전에 결단할 것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웅래 비서실장을 통해 편지를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즉석에서 편지를 낭독했다. 제1 야당 대표가 정국 현안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대표는 서한에서 “국가정보기관의 대선개입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국기를 뒤흔드는 헌정파괴 행위”라면서 “상황이 엄중함에도 집권 여당은 여야가 합의해놓은 국조마저 회피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오히려 해묵은 ‘NLL(북방한계선) 발언록’을 들먹이며 색깔론으로 국론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NLL 발언록 공개는 국익과 국격에 상처내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마치 민주당이 뭔가를 감추고 싶어하는 것처럼 몰아세워 정략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NLL발언록 원본은 물론 녹음테이프까지 공개하는 것에도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원 대선개입과 집권당의 국조 합의 파기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 시민사회와 대학생·종교계 지식인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이들이 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면서 “대통령은 하루 속히 분명한 입장 밝혀야 한다. 이제는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국정원 대선개입으로 대선 정당성이 훼손된 건 사실”이라며 “대선 정당성과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길은 국정원 대선개입 전모를 밝히고 관련자의 지위 고하를 떠나 예외 없이 엄벌함으로써 헌정질서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국조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바로세우기 위한 국조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방중전 결단을 거듭 촉구하면서 국정원과 경찰 검찰 등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방지할 엄격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을 주장했다.
김 대표는 “끝내 대통령의 침묵이 계속 되고 집권당이 국조 합의를 파기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 6월 국회가 이대로 끝나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더 심각한 위기에 놓일 것”이라면서 “민주주의 바로 세우려는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민주당은 기어코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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