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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AIIB 가입 여부 쉽게 결정할 일 아니다

정부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여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중국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참여 의사를 밝혀달라고 우리 측에 요청한 반면 미국은 노골적으로 불참을 요구하고 있다. 어느 쪽도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양국 모두 우리의 선택을 압박하는 모양새여서 운신의 폭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AIIB는 세계은행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중국 버전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구축이라는 복안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주요 아시아 국가 및 역외 주요 국가들과 설립방안을 논의 중이며 자본금은 1,000억달러(약 102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중국 측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한국 정부의 가입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듯하다. 참여 예상 국가들이 대부분 친중(親中) 국가들이라 한국의 참여 여부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이미 한국의 AIIB 참여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지난달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가 참여 반대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심지어 미국은 "한국이 가입하면 양국이 쌓아온 우방으로서의 신인도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까지 언급, 한국 정부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7월3일부터 시작되는 한중 정상회담이 AIIB 참여 여부를 명확히 표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내년까지로 AIIB 출범을 예정해놓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선택의 시간은 많지 않은 편이다. 참여하든 참여하지 않든 미국과 중국은 우리의 결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 분명하다. 우리 정부도 이래저래 고민일 것이다. 다만 분명한 점은 한국이 한미 동맹관계를 희생시켜가면서까지 한중관계를 진전시켜나가기는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분단체제가 유지되는 한 우리에게 미국과의 혈맹관계는 생존에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한중관계 발전도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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