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민감한 이번 재판의 특성을 감안해 법원도 신속히 심리를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홍콩 봉화위성TV에 따르면 재판은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며 이르면 며칠 내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법원은 독살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보시라이 집안의 집사격인 장샤오쥔 재판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6일 관영 신화통신은 "구카이라이와 아들(보과과)이 헤이우드와 경제적 마찰을 빚었다"며 "구카이라이는 헤이우드가 아들의 신변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해 장샤오쥔과 함께 헤이우드를 독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구카이라이의 범행이유가 아들 보과과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소내용을 감안할 때 이번 재판에서는 보과과의 증언내용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구카이라이의 아들인 보과과는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의 변호인 측에 증인진술을 이미 보냈고 그와 관련해 어머니가 검토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나 증인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홍콩 밍보는 구카이라이의 건강상태가 한때 위중했으며 한달 전께 허페이에서 정신감정을 받기도 했다며 그 결과도 재판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이날 재판 방청객으로 언론매체를 비롯해 100명만 엄선해 입장시켰으며 법원 주변의 소규모 숙박업소에는 8월 중 외부 손님을 받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살인사건 재판에 이처럼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당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차기 상무위원으로 유력시됐던 태자당 소속 보시라이 낙마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은 이미 경제비리 등 다른 혐의도 인정한 구카이라이를 중국 검찰이 살인혐의로만 기소한 것은 보시라이에 대한 처리가 가벼워질 것임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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