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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신지애, 세상 밖으로 나서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루키 시즌인 2006년 시즌 3승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왕과 상금왕, 대상, 최저타수상 독식. 투어 2년차인 지난해 시즌 9승과 함께 6억 원대의 시즌상금을 기록하며 KLPGA 한 시즌 최대승과 최대상금액 기록. 아마추어로 프로골프 투어에서 우승하고, 십대의 나이에 프로가 된 신지애(20?하이마트)의 질투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출전한 KLPGA 투어 경기에서는 18개 대회 중 9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나 건너 하나씩 우승컵을 들어올린 셈이다. 완벽한 기술과 기복 없는 플레이 스타일은 대부분 대회에서 톱10 진입을 달성했고, 10위권 밖을 기록한 대회도 11위에 오른 태영배한국여자오픈이 유일하다. 베테랑 캐디와 손잡고 이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신지애는 이미 새로운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겨울 시즌 동안 출전한 유럽과 미국 투어에서 두 차례의 준우승과 두 차례의 톱10 진입을 기록한 데 이어 일본 여자무대 데뷔전이 된 PRGR레이디스컵에서 우승을 신고한 것이다. ‘꼬마천사’로 불리는 작은 키와 앳된 얼굴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위협하고 있는 신지애. 그가 무수한 우승을 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과 해외 투어를 다녀온 소감, 이번 시즌에 대한 각오, 남자친구가 있다는 소문의 진상을 이야기한다. 처음 도전한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경기에서 우승했다. 소감을 말한다면. 무엇이든 처음이 중요한데 첫 대회에서 우승해서 기분이 좋다. 톱10 안에만 들고 기회가 오면 우승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부담 없는 마음이 우승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연장 네번 째 홀까지 치르는 과정은 힘겨웠다. 그래서 마지막 퍼팅을 성공시킨 후 다소 멍했다. 처음 도전했기 때문에 부담이 컸을 것 같은데. 부담은 누구에게나 있다. 우승했던 선수는 우승에 대한 부담, 한 대회에서 저조했던 선수는 다음 경기에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 신인이라면 데뷔전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부담을 부담으로 받아들이기보다 하나의 심리상태로 여기고 즐기는 편이다. 그리고 부담은 외국대회가 더 적다. 국내에서는 우승을 거듭하다 보니 우승을 해야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같은 2등을 해도 국내에서는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고 하지만 해외에서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면서도 주눅들지 않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래선지 더 부담이 적고 외국에서 새로운 선수들을 만나는 것도 재미있다.
PROFILE
신지애
나이_20세
신장_156cm
계약_하이마트
루키시즌_2006년
최고기록_KLPGA 투어 2006, 2007년 상금왕

2008 부문별 기록
평균 타수 70.75(1위)
평균 버디율 18.98(2위)
라운드 언더파율 58.33(1위)
파세이브율 88.43(1위)
파브레이크율 19.44(2위)
시즌 우승 2회
톱10 진입 3회
참가 대회수 4개
시즌 상금 1억2,918만4,500원(1위)
2008년 5월 6일 현재
자료=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유럽투어에서 2차례의 준우승을 기록하고, 미국 LPGA 투어에서 2차례 모두 7위에 올랐다.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취하는 승부욕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세계적인 선수들이나 평소 존경하던 선수를 만나면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다. 좋은 플레이로 나에 대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것이다. 나에 대한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겨울 동안 유럽과 미국 투어에 참가했는데 동계훈련은 어떻게 소화했는지 궁금하다. 필리핀에서 5일 정도 연세대 소속 선수들과 합숙훈련을 하고 이후 8~9개 대회 스케줄을 소화했다. 특별히 동계훈련을 통해 스윙을 다듬거나 기술을 보완하기보다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플레이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투어 경험을 쌓았다. 재작년의 3승에 이어 지난해 10승을 기록했는데 그렇게 많은 승수를 쌓을 거라고 생각했나. 아니다. 그 전년도보다 더 잘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을 뿐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했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쉽기도 하다. 원래 잘한 것보다는 아쉬운 기억이 더 많이 남는 법이다. 올해는 몇 승 정도를 예상하나. 올해는 국내 투어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서 말하기 어렵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을 오가게 되어 국내 투어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미국 진출 시기는 언제가 될까. 미국 진출은 언제든 할 수 있겠지만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한국과 미국을 같이 뛰었듯 한 투어에만 몰입하는 게 아니라 한두 개 투어를 병행해나갈 것이다. 미국이 최종목표는 아니다. 골프를 하면서 어렵게 생각되는 부분은 없나. 플레이가 잘 되는 날도 골프는 어려운 것이다. 남들에게 완벽하게 보이고 쉬워 보여도 나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다. 모든 샷은 고도의 집중과 치열한 준비작업의 결과다. 그렇지만 경기장면을 지켜보면 여유가 느껴진다. 경기를 끝낸 후에는 상대 선수와 포옹하는 것이 신지애 선수의 이미지로 굳어졌다. PRGR레이디스컵에서도 사쿠라를 안아주는 모습에 갤러리가 감동한 것으로 안다. 성격이 다정해서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포옹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경기 중에는 라이벌이지만 경기를 떠나서는 친한 언니 동생 사이가 아닌가. 친한 선수와 좋은 경쟁을 했다면 설령 내가 졌어도 축하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다. 과거에는 아버지가 캐디 역할을 대신했지만 프로 캐디를 고용했다. 딘 허든은 과거 미국와 일본에서 유명 선수들의 캐디로 활동했기 때문에 국내 투어경기에서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다. 호주여자오픈 출전 차 호주를 방문했을 때 연락이 닿았고 같이 호흡을 맞추게 됐다. 앞으로 해외 투어생활을 고려할 때 프로캐디가 필요했다. 일본에서 우승을 합작했는데 캐디와의 의사소통은 어떤가. 허든이 많이 가르쳐주려고 노력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다. 아직 영어 대화가 서툴기 때문에 허든이 천천히 말해주고 나도 배우려고 노력한다. 2월에는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훨씬 잘 들린다. 아버지가 캐디를 할 때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캐디는 경력이 많고 많은 선수를 보조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경기에서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넘기라고 조언해줄 때가 많다. 물론 아버지가 편하기는 하지만 부녀지간이 그렇지 않은가. 과거에는 아버지의 눈치를 살필 때도 있었지만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 그 동안의 성적으로 봤을 때 특별한 징크스는 없어 보인다. 징크스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루키 시즌에 잘하면 ‘2년차 징크스’를 이야기하지만 실력을 믿는다면 그런 두려움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승을 하다 보면 우승에 대한 욕심이 더 커진다. 물론, 부담감도 커지지만 자신감도 쌓여간다. 아마추어 시절 꿈꿨던 프로골퍼로서 자신의 모습은? 아마추어로 프로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면서 갑작스럽게 프로가 됐다. 테스트를 보면서 차근차근 준비한 게 아니라 순식간에 프로가 되었기 때문에 프로가 됐을 때의 내 모습을 상상해본 적은 없다. 10년쯤 후 자신의 모습은 어떨 것 같나. 결혼해서 주부가 되어 있을 것 같다. 10년은 아주 긴 시간이지만 선배 언니들을 보면 금새 지날 것 같다. 세리 언니와 10년 정도 차이가 나는데 지금은 ‘나도 언니 나이까지 투어생활을 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나의 서른한 살을 상상해보면 결혼해서 새로운 인생을 즐기고 있을 것 같다. 주변의 동료 선수들을 보면서 프로라면 이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플레이 중 화가 난다면 무조건 숨기는 것도 좋지 않지만 잘 컨트롤했으면 한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승부에만 집착하기보다 경기에서 여유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목사이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모태신앙을 갖게 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골프에도 신앙의 힘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을까. 노력 없이 기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열심히 노력했다면 기도를 통해 자신감도 커진다고 생각한다. 게임 도중 긴장되는 상황에서 기도하면 자신감과 함께 여유를 되찾게 된다. ‘기부천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닐 정도로 기부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내가 골프를 힘들게 해왔기 때문에 작은 도움이라도 어려운 이웃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안다. 그런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상금을 받으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는 선수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자선재단을 설립해 상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국내에는 최경주가 자선재단을 설립했는데 그런 계획이 있나. 정말 존경스럽고, 나도 나중에는 그런 재단을 설립하고 싶다. 남자친구가 있다는 소문이 떠도는데. (질문이 끝나자마자)아니다. 좀 많은 편이기는 하다.(웃음) 남자친구도 ‘친구’ 아닌가. 요즘에는 학교(연세대) 친구들이 많이 생겨서 경기를 할 때면 응원 메시지를 보내오곤 한다. 남자친구에 대한 소문은 모두 나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형의 남자는 어떤 스타일인가. 우선 착해야 한다. 부드러운 사람이면 더 좋겠다. 나이차는 몇 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 캐디와 늘 하는 얘기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상대를 편하게 생각하려면 나이차가 많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우승소감을 말할 때면 늘 하늘에 계신 엄마를 이야기했다. 새로운 가족생활은 어떤가. 예전에는 아버지와 나, 두 동생들만 지내는 생활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더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아버지와 내가 투어 스케줄을 따라 움직여도 동생들을 돌봐주는 엄마가 계시니까 마음이 놓인다. 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면 반겨주시고 이것저것 챙겨주신다. 가끔은 엄마께서 대회장에 응원을 오시기도 하는데 시즌 개막전으로 중국에 갔을 때도 동행하셨다. 바쁜 대회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여유가 없을 듯하다. 휴식을 취하는 방법은. 드라이브를 하면서 음악을 들을 때다. 그 때가 가장 행복하다. 재작년 5월에 면허를 취득해서 작년부터 운전을 했다. 아주 능숙한 건 아니지만, 운전하는 것도 재미있다. 일부러 드라이브 코스를 찾아다니지는 못하지만 용인 동백의 집에서 대회장으로 이동할 때 드라이브를 즐긴다. 겨울시즌 동안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고 왔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대한 자신감은 더 클 것 같다.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면서 자신감도 커졌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것도 재미있었다. 투어생활에서 가장 큰 매력은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새로운 캐디를 만나 영어실력을 키워가고 있어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앞으로는 일본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 일본어 공부도 계획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였나. 세인트앤드루스. 옛날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오래된 돌담과 큰 도로들도 많았다. 골프의 성지답게 역사의 현장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고, 이국적인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그런 여행지를 방문할 때면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에 담아왔다. 캐논의 이사벨 2400이라는 전문가용 모델이다. 똑딱이보다 다루기가 쉽지 않지만 인터넷을 통해 사용법을 배우면서 촬영하고 있다. 그렇게 촬영한 사진들은 내 미니홈피에 올려서 팬들과도 공유하고 있다. 좋아하는 요리와 보양을 위해 섭취하는 것은. 분식류를 좋아한다. 떡볶이와 김밥을 즐겨 먹는 대신 라면은 건강을 생각해서 자제하고 있다. 김치찌개를 비롯한 국물요리는 직접 요리도 할 줄 있다. 보양을 위해서는 이틀 동안 달인 홍삼을 복용하고 장어도 가끔 먹는 편이다.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을 따로 하는 편인가. 골프를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웨이트 트레이닝과 요가를 모두 한다. 두 가지를 모두 하는 전담 트레이너를 두고 있다. 시즌 중에는 시간을 투자하기 힘들어 비시즌에 집중해서 하는 편이다. 어깨와 등, 배 근육 등을 다지되 근육을 무리하면 다칠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앞으로 다이어트를 할 계획은. 물론 여자니까 생각은 있다. 그러나 일부러 안 먹으며 체중을 줄이기보다 운동을 통해 꾸준하게 진행할 것이다. 프로암 대회를 비롯해 아마추어들을 만날 기회가 많을 것이다. 아마추어들에게 가장 흔한 실수에 대해 조언한다면. 우선, 정렬에 신경을 쓰라는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샷에 실패하는 것은 잘못된 정렬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들 중 대부분은 정렬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 “샷을 똑바로 날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오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셋업 과정에서 정렬부터 타깃에서 빗나가게 맞춘 분들이 대부분이다. 정렬에만 조금 더 신경 쓰면 방향성은 훨씬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헤드업은 프로들도 흔히 범하는 실수다. 단지 얼마나 의식하느냐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을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플레이하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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