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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무궁화와 우리 술


고조선시대를 기록한 단기고사를 보면 제천단과 소도에 무궁화를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무궁화가 오래 전부터 우리와 함께 했던 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수천년을 우리 민족과 함께한 무궁화지만 주변에서 오래된 무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일제 강점기 당시 무궁화가 우리 민족의 상징적인 꽃이라는 것을 알고 전국적으로 오래된 무궁화를 모두 뽑아 버렸기 때문이다. 새로 심는 무궁화는 지저분한 곳에 심어 고의적으로 무궁화의 이미지를 훼손했다. 무궁화가 안질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는 잘못된 소문도 퍼트렸다.

하지만 우리 것의 중요성이 주목 받으면서 현재 학계와 단체를 중심으로 무궁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행정기관에서도 무궁화 축제 등을 개최해 무궁화 바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도 무궁화와 비슷한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전통주 역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왜곡되고 비하된 인식이 자리 잡아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는 고조선 신화에 해모수와 하백의 딸 유화가 만나는 자리에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집집마다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의 전통주인 가양주가 있었고 문헌에 남아 있는 가양주만 해도 600여가지가 넘을 정도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양조면허제도를 시행하면서 가양주 문화를 억압한 탓에 그 맥이 끊겼다. 가양주와 지방 명주의 자리를 맥주와 위스키, 일본식 청주, 희석식 소주 등이 차지하게 됐다.



일제시대로 인한 왜곡 탓에 벚꽃 축제는 알아도 무궁화 축제는 잘 모르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와인에 대한 지식은 자랑하지만 우리나라 전통주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게 우리 사회 현실이다.

올해는 과거 잘못된 것을 바로 세우는 일련의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으면서도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무궁화와 전통주도 일제 강점기의 잔재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 모두의 사랑을 받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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