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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롬니의 진짜 색깔은?


미국 플로리다 주 템파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공화당이 안절부절이다. 허리케인 아이작으로 인해 전당대회에 쏠려야 할 관심이 크게 분산돼버렸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사들은 공화당 전당대회 취재를 위해 파견했던 기자들을 급히 허리케인 취재로 돌렸다는 후문이다.

대선을 치르는 해에 4년마다 한번씩 개최되는 미국 정당의 전당대회는 5,000명 이상이 모이는 대형 정치 이벤트로 미디어들의 집중조명을 받아왔다. 특히 백악관에 도전하는 당의 입장에서는 선거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난 1992년 조지 H 부시 대통령에 도전했던 아칸소 주지사 출신 빌 클린턴 민주당후보가 전세를 뒤집었던 것도 전당대회를 통해서였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1992년 당시 민주당 전당대회의 효과는 무려 14% 포인트에 달했다. 또 평균적으로 전당대회 후에 5~6% 포인트의 지지율 상승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올해의 경우, 경제 문제 등으로 인해 현직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크게 떨어져 있어 전당대회를 통해 평균수준의 지지율만 끌어올리더라도 플로리다ㆍ오하이오ㆍ콜로라도ㆍ버지니아ㆍ필라델피아 등 경합주들에서 밋 롬니 후보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공화당의 셈법이다.

롬니는 중산층 이상 백인 유권자들이 선호할 타입의 재미없는 백만장자 후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또 공화당 내 강경 보수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해 낙태, 불법이민 등 사회적 이슈는 물론, 최저임금 인상 여부 등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바꿨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최근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는 항상 있어왔지만 롬니는 이 분야에 있어서 올림픽 메달감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팔레스타인을 인종적으로 차별하는 듯한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는 등 외교에서도 점수를 얻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 세금납부 내역 공개를 꺼리고 민주당이 이를 물고 늘어지자 국민들에게 롬니를 알게 하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의 정치광고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이 같은 롬니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불식시키고 지지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전당대회가 자칫 허리케인에 묻혀버릴 수도 있으니 공화당으로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어떤 형태의 이벤트보다 중요한 것은 후보가 어떤 국가적인 비전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를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미 언론들이 롬니의 과거 말과 행적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롬니가 과연 어떤 콘텐츠를 가지고 미 국민들 앞에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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