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제투자시장 '달러 약세' 우려 가중
입력2004-10-28 09:58:11
수정
2004.10.28 09:58:11
고유가-美대선향방 `이중 불안' 美 구조적적자 문제 재부상
미 당국이 `강한 달러' 기조가 불변이라는 점을거듭 밝히고는 있으나 미 경제의 구조적 문제 등으로 인해 달러 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분석했다.
저널은 뉴욕, 도쿄, 런던 및 홍콩에서 취재한 내용들을 종합해 28일자에 게재한`미국의 불안이 달러약세 부추겨' 제목의 기사에서 고유가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달러 가치가 금주들어 유로에 대해서는 지난 8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엔화에 대한 환율도 지난 6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고유가와 미 대통령선거 향방의 불투명함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뉴욕 주정부가 보험업계를 조사하는 것도 달러 환율을 부추기는 또다른변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이와 관련해 뉴욕 주당국이 지난해 가을 뮤추얼펀드를 조사할 때도 특히 달러-엔 환율에 영향이 미쳤음을 상기시켰다.
뉴욕 소재 헤지펀드인 FX 컨셉츠의 존 테일러 투자책임자(CIO)는 저널에 오랜저금리와 감세에 자극받아 "미 경제가 뛰어올랐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이 또다시 경상-재정 쪽의 이른바 `쌍둥이 적자'를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뉴욕 소재 HSBC 미국법인의 클레이드 워들 애널리스트는 저널에 "통상적으로 금리 조정에 대한 기대가 달러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제 투자자들이 미국의 구조적 적자 문제를 우려하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월가의 관측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가치가 오르내리면서 계속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면이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쪽이라고 저널은 분석했다.
여기에 대선 `안개 정국'도 부담을 더한다는 것이다. 특히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통화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투자자들이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FX 컨셉츠의 테일러는 "투자자들이 현직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 일반적인 성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내달 2일의 선거 당일에 당선자가 확정되지 못하는 상황이 재발될 경우 환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러 약세가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반사 이익을 강조하는 견해에 대해 `과거지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즉 지난 95년초 두달 사이 달러 환율이 무려 17% 이상 급등했을 때 일본이 수출쪽에서 큰 타격을 입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 제조업계가 특히 자동차와 전자 쪽을 중심으로 라인을 대거 해외로 이동시킨 상황에서 수출이 과거처럼 과다하게 엔`베이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엔가치 상승타격이 전처럼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일본이 환율에서 여유만 보이는 것도 아니라고 저널은 강조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일본 재무상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환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차하면 엔가치 안정을 위해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도쿄 소재 메릴 린치의 제스퍼 콜 애널리스트는 저널에 "일본 정부가 허용하는환율 상한이 달러당 103엔 내외가 아니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은행은 최근 조사에서 기업들이 내년 3월말 종료되는 현 회계연도에 엔환율이 달러당 평균 106.5엔인 것으로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103엔 수준까지 환율이 떨어지면 기업에 대한 타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도쿄 소재 바클레이즈 캐피털 일본법인의 제이크 무어 환분석가는 저널에 환율에 따른 수출 쇼크도 문제지만 현재로선 고유가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환율이 달러당 103-105엔 수준일 것으로 본다"면서 문제는 유가 폭등으로 인해 일본경제 회복의 핵심 동력인 주요 수출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쪽에서도 유사한 분석이 나온다.
홍콩의 600여 수출업체를 대변하는 홍콩수출협회의 클리프 선 회장은 저널에 "향후 몇달의 수출 전망이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면서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출 가격을 낮추는데 한계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특히중국과 일본의 경우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고 있으나 대부분이 달러 베이스인 관계로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유로권은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런던 소재 메릴 린치의 환분석 책임자 알렉스 파텔리스는 저널에 유럽중앙은행(ECB)이 달러 약세를 다른 중앙은행들보다는 덜 우려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유로권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유로의 대달러 가치 상승이 우려되기는 하나 "급등하지 않는 한 유로권의 수출堧切쩔【?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파텔리스는 분석했다.
그러나 고유가 충격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지난 26일 유가 폭등으로 인해 유로권의 내년 성장이 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4월 예상치 2.3%보다 낮아진 것이다. 반면 유가가 다시 안정되면서 2006년에는 성장률이 2.2%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