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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일단 투쟁수위 조절"
입력2008-06-02 17:35:45
수정
2008.06.02 17:35:45
민노총이어 한노총까지 재협상 촉구 목청<br>공무원 노조도 "정부 부당한 홍보지침 거부"<br>사회인사 100명 "내각사퇴" 시국선언문 발표
노동계 "일단 투쟁수위 조절"
민노총, 14곳 보관창고 운송저지 무기한 연기고시 철회위해 촛불시위는 예정대로 참여키로
성행경 기자 saint@sed.co.kr
정부가 2일 쇠고기 장관 고시의 관보 게재를 유보하기로 하면서 악화일로로 치닫던 '촛불 정국'이 중대 전환점을 맞은 가운데 고시 중단을 요구해온 노동계는 일단 투쟁 수위를 조절하면서 향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시민단체 등과 함께 미국과의 재협상을 계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어 정부가 향후 어떤 대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노동계가 대거 결집하는 요인이 되는 것은 물론 이를 하투(夏鬪)의 주요 동력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일 고시 관보가 게재되면 전국 14곳 쇠고기 보관창고에서 운송 저지에 들어갈 예정이던 민노총은 이날 정부의 '관보 게재 유보' 방침에 따라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과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냉동창고 주변으로 속속 집결하던 중 고시 유보 결정을 전달 받고 모두 해산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고시가 철회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가 보관 중인 부산 감만부두 앞에서 쇠고기 반출을 막기 위한 집회를 계속하기로 하고 광우병부산대책회의 등과 함께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날 오후7시부터 미국산 쇠고기의 부산항 반출을 막기 위한 노상농성에 돌입했다.
민노총은 이런 상태서 일단 3일과 오는 10일로 예정된 대규모 촛불시위에는 당초 계획대로 참여하기로 했다. 민노총의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눈을 속이는 기만책을 쓴다면 이는 스스로 화를 자초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재협상 촉구 및 친재벌 시장화 정책 철회를 위해 촛불집회에 전 조합원이 조직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촛불시위와 관련해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해오다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고시 관보 게재 중단과 재협상 등 근본대책 수립을 요구한 한국노총은 고시 유보에 대해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라며 향후 정부가 내놓을 대책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노총은 이날 시국선언문에서 ▦촛불집회 연행자 전원 석방 ▦강경진압 책임자 문책 ▦내각 및 청와대 비서진 교체 등 대책을 요구했다. 한노총의 한 관계자는 "국정쇄신안도 늦추지 말고 하루 빨리 내놓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고시 유보'와 관련, 긴급논평을 통해 "지금은 관보 게재 연기 정도로 '여론 악화'를 되돌릴 수 없다. 전면 재협상을 통해 국가의 검역주권을 회복하고 국민건강권을 확립하는 것만이 사태 해결의 유일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민노총 산하 전국공무원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 홍보 등 정부의 부당한 행정지침 수행을 거부하기로 했으며 한노총 산하 금융노조도 촛불집회에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에 대해 대출 및 신용장 개설 금지 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사회단체 인사 100여명은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문을 통해 쇠고기 파동 등과 관련한 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산 지역의 4개 대학 총학생회는 4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 철회와 재협상 등을 촉구하며 동맹휴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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