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올 2ㆍ4분기에 5분기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전후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했던 일본 경제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기 회복 속도는 시장 기대치보다 낮아 본격적인 회복을 말하기는 이르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지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9% 증가, 연율 환산으로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플러스 성장률은 작년 1ㆍ4분기 이후 5분기 만이다. 일본 경제가 지난해 4ㆍ4분기에 전후 최악인 -13.1%, 올 1ㆍ4분기에는 -11.7%의 성장률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극적으로 반전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2ㆍ4분기 플러스 성장의 원인으로 수출 회복과 경제부양책 효과 등을 꼽고 있다. 수출은 전기대비 6.3% 증가해 5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고, GDP의 6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도 정액급부금과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으로 전기 대비 0.8% 늘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경제재정상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서서히 자율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률도 뉴욕 월가 전망치인 3.9%에는 0.2%포인트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본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키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ㆍ4분기 플러스 성장 전환은 그간 침체의 골이 상대적으로 깊었던 데 따른 반작용"이라며 "경제 전반의 상황은 아직 열악하다"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그는 특히 "지난 6월 5.4%로 6년래 최고를 기록한 실업률에서 보듯 고용시장의 불안감이 여전하고, 경기 부양책의 약발도 소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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