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파' 판교… 학생 없는 학교?

평균입주율 8% 그쳐 학생수 턱없이 부족

市교육청 "상황따라 개교 늦출 가능성도"

이사시기 미루겠다는 계약자들 마저 속출

'입주한파' 판교… 학생 없는 학교?

평균입주율 8% 그쳐 학생수 턱없이 부족市교육청 "상황따라 개교 늦출 가능성도" 이사시기 미루겠다는 계약자들 마저 속출

판교=서일범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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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판교신도시의 입주율이 여전히 부진해 이곳에 들어선 초ㆍ중학교는 학생 없이 개교할 상황에 처했다. 현재까지의 입주율은 8%선으로 10가구 중 9가구의 불이 꺼져 있는 셈이다.

16일 성남시와 주택ㆍ토지공사에 따르면 이날 현재 판교에는 총 7개 단지, 3,116가구의 입주가 시작됐지만 실제 입주한 가구는 256가구에 불과하다. 입주율이 8%선인 것이다.

지난해 12월 판교에서 첫 입주를 시작한 ‘부영사랑으로’의 경우 총 371가구 중 55가구만 입주했고 지난 1월 두 번째로 입주한 ‘대방노블랜드’도 266가구 중 19가구만 입주해 입주율이 7.1%에 불과하다. 나머지 5개 단지의 입주율도 3~17%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판교신도시 내 7개 초ㆍ중학교는 학생 없이 개교해야 할 처지다. 판교신도시 내 3월 개교 예정인 학교는 낙생ㆍ산운ㆍ운중ㆍ송현초 등 4개 초등학교와 운중ㆍ판교ㆍ삼평중 등 3개 중학교로 학급 수로는 192개에 이른다. 경우에 따라서는 덩치 큰 시골 분교처럼 운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성남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당장 다음달 몇 명의 학생이 입학하게 될지 산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입주상황에 따라 개교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학원 등 사교육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공교육시설마저 정상적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계약자들이 입주를 연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한성필하우스’ 아파트 입주 예정자인 주부 김미숙(40)씨는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한 것까지는 감수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딸의 교육문제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며 “학교가 제 모습을 갖출 때까지 입주를 연기해야만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서울 용산에서 살고 있다는 김모씨도 “판교 전셋값이 싸다고 해서 주말을 이용해 내려와봤는데 생각보다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며 “판교 전셋값이 싼 이유를 알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입주 초기 높게 형성됐던 판교 아파트의 전셋값은 최근 속절없이 하락해 한때 3억원에 육박했던 ‘한성필하우스’ 109㎡형의 경우 2억원 초반까지 매물이 나와 있다.

각 학교 주변에서 아파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입주율 부진의 악순환을 낳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교 공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통학로 주변으로 대형 트럭과 중장비가 오가는 등 통학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E11블록 낙생초교의 경우 학교 주변이 전부 공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학교 뒤편의 ‘휴먼시아’ 아파트 공사현장의 한 관계자는 “준공 예정일이 오는 5월 말이어서 초등학교 개교 이후에도 한동안 공사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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