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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혈세로 해결책 찾는 병원노사

정승량기자 <사회부> schung@sed.co.kr

[기자의 눈] 혈세로 해결책 찾는 병원노사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정승량기자 사립대학병원들이 올 임단협에 따른 부담을 국민혈세로 보전받겠다는 한심한 작태를 또다시 드러냈다. 전국 121개 병원으로 구성된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기 전날인 지난 9일 오후9시30분께. 사립대병원장들은 핵심쟁점인 주5일 근무제에 대해 경영여건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요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언뜻 ‘주5일 근무제’를 놓고 거의 모든 노사협상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 장면처럼 보였지만 기자회견 중 병원측에서 돌린 성명서 한장이 이 같은 판단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성명서를 읽어 내려가던 기자의 눈은 “정부는 주40시간제 시행에 따른 병원손실의 보전을 위해 건강보험 수가를 5.1~9.3%인상하라”는 문구에 고정됐다. 현재 병원 노사의 쟁점은 주40시간제 도입방식의 차이다. 양쪽은 ‘40시간제’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노조는 ‘하루 8시간, 주5일 근무제’를 병원측은 ‘하루 7시간, 주6일 근무제’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압축하면 토요일 근무를 정상근무로 할 것인지, 특별근무로 할 것인지다. 노조는 모자라는 인력은 충원해 일자리를 더 늘리라고 하고 있다. 반면 병원측은 특근에 붙는 수당이 1.5배 높다는 점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한 대학병원장에게 파업 4일째인 14일 노조측 주장에 대한 견해를 묻자 “토요일 근무자에게 돌아갈 특별수당이 병원경영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립대학병원의 의료수입은 모두 적자고 주차료ㆍ매점ㆍ식당 등 부대사업으로 적자를 메우는 형편”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사립대병원장들이 뿌린 성명서와 이 대학병원장의 설명을 연결시키면 노조 쪽 주장을 수용할 테니 의료보험에서 병원에 주는 수가를 더 올려서 이 부분을 국민세금으로 보전해달라는 논리인 셈이다. 전문의도 아니고 병원회계장부를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기자가 사립대병원장들의 얘기에 왈가왈부할 자격도, 수준도 못된다. 다만 병원측이 그간 협상장에 병원장급이 아닌 서울대 총무부장이나 전 한국노총 출신 병원협회 고문을 내보내면서 노조측을 자극하고 시간을 끌었던 진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는 사실은 기자특유의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환자를 인질로 노조는 파업을 하고 있고 병원경영진은 돈 벌 궁리만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 우리나라 병원 노사는 ‘국민의 혈세를 빼먹는 공모자’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입력시간 : 2004-06-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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