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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사이버 갈등 경제전쟁 치닫나]미 주도 TPP에 중 RCEP로 맞서… 아시아 경제패권 장악 힘겨루기

美, 아시아와 경제권역 통합·中 견제

中, 역내 네트워크 구축해 美에 대응

에너지 확보전도 치열… 중간에 낀 亞는 눈치만



미국과 중국의 경제영토 전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2개국(G2)의 경제영토 전쟁의 중심에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축인 아시아가 자리를 잡고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신화를 이어가려는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이에 맞서 중국은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내세우고 있다. G2의 블록화는 한국ㆍ일본ㆍ싱가포르ㆍ인도 등 아시아 주요국들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경제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TPP로 미국과 아시아 경제를 하나로 이어 세계경제의 40%, 총무역량의 2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을 주도하는 동시에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보다 개방 수위가 높은 TPP가 성사되면 회원국 간의 관세와 비관세 장벽이 철폐되고 서비스·투자·지적재산권 등의 규정은 통일된다. 경제 자유도가 높은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빠른 성장세로 미국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을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견제한다는 입장에서 TPP는 미국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다자간 협상이다. TPP는 전통적인 아시아 지역의 동맹을 깨뜨리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국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는 경제공동체이자 새로운 정치적 협력체의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TPP의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의 속내는 복잡하다. 올해 말까지 모든 형상을 마무리 짓고 내년 TPP의 출범을 선포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TPP 내 최대 경제국인 일본과의 협상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했던 마이클 프로먼 USTR 대표는 빈손으로 돌아갔고 뒤이어 일본을 찾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아베 신조 총리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모든 상품 관세 철폐를 주장하는 미국과 달리 일본은 쌀·밀·설탕·육류·유제품 등 5가지 품목의 관세를 현행 38.5%에서 20%대로 낮추는 것을 제안하며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정치적 이유로 자국 낙농산업을 보호하려는 일본을 예외로 둘 경우 보호주의의 벽을 없애는 TPP의 특성이 사라진다는 입장에서 미국의 고민은 깊어진다.

아시아 경제패권 장악을 위해 일본에 많은 것을 양보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지역공동체라는 이슈를 제기하며 차분하게 RCEP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TPP 가입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으면서도 검토의 수준을 높인다는 입장정리로 TPP 진영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중국은 올해 4월까지 총 4차례의 RCEP 협상을 진행했다. 상품ㆍ서비스ㆍ투자 분야의 협상을 진행했고 오는 6월 싱가포르에서 5차회의를 열 예정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중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참여하는 RCEP는 관세장벽 철폐를 목표로 중국과 주변국들은 1차로 내년까지 모든 협상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이 협정이 성사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2.5%를 차지하는 시장이 탄생한다.

중국도 RCEP를 통해 아시아 지역 국가 간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하는 동시에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정책에 맞설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아시아 국가 간 무역으로도 원자재와 중간재·최종제품에 이어 소비시장까지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공연히 아시아의 부를 다른 대륙에 넘겨서는 안 된다며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여기다 TPP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남아메리카 등 다른 경제권역과의 관계 유지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중국도 미국처럼 개별국가 간 무역협정 체결이 예상보다 더디다. 미국의 견제에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까지 정치적인 변수가 경제적 통합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G2의 경제영토 전쟁은 에너지 공급 루트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21일 중국·러시아 가스공급 계약의 경우도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좁아진 입지를 중국과 손을 잡아 회복하려는 목적이지만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장악한 중동 에너지시장에서 벗어나려는 목적도 다분히 포함돼 있다. 여기다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브라질 등 남아메리카 국가들과의 유대관계 강화 등은 미국의 아시아 지역 포위망을 뚫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 7월 브라질을 방문해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고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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